brunch

[늦은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1.31. 금

by 이음

안녕하십니까. 늦게 인사드립니다.

설 명절 잘 보내셨습니까? 뒤늦게나마 말씀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아침에 수영장 가는 게 어찌나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일어날 때면 매번 괴롭습니다. 토하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수영을 하기 전이나 강습이 없을 땐 집에서라도 샤워를 하고 나면 개운합니다. 배도 고픕니다. 신기합니다.


그러면 안 되는 거지만 특별한 목적을 갖고 봉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사서분들 업무를 분담하는 게 일이었습니다. 종교를 떠나 성당이나 절에 가면 느껴지는 푸근하고 온화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들 사이에 낀 인간이라니. 그 무게가 저를 짓누르기보다 감싸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업무 분담이 일이지만 그래봐야 서고 정리뿐입니다. 한가하면 앉아서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본인들을 읽어달라며 떼쓰는 아이 같은 책도 있습니다. 편할 때 언제든 오라며 부드럽게 미소 짓는 책도 있습니다. 열띤 토론을 원한다면 덤벼보라는 책도 있고, 지식을 나눠주는 교실 같은 책도 있습니다. 아무도 없지만 왁자지껄한 서가는 탐독의 최소조건일까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도서관이 이렇게 시끄럽습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가까운 도시를 이동하는 중에 들린 어떤 터미널입니다. 사통팔달한 곳이라 버스도 되게 많습니다. 근데 정거장 내부 찻길은 전부 얼어있었습니다. 아찔한 광경이었는데 나름 재미도 있었습니다. 버스도 스케이트를 탈 줄 압니다.


명절에 모이는 온갖 지역의 재료들은 제각각 치장 중입니다. 여기가 테레비를 송출하는 곳 뒤편 대기실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치장받는 각지 재료들은 서로의 사투리로 본인들의 말을 합니다. 물론 치장해 주시는 분들도 바쁩니다. 치장하랴 대화하랴. 제가 잔 심부름만 하는 게 다행입니다. 오늘도 소심한 저는 한 발짝 뒤편에 머무릅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습니다. 맨날 바뀌지만 계속 순환합니다. 요즘엔 영상 편집을 배워보려 합니다. 글도 좋지만 때론 영상이 의도 전달에 더 좋아 보였습니다. 평소엔 어떤 뜻이든 다 좋았지만 가끔은 내 의도가 그대로 관철되길 바랍니다. 변덕일까 싶지만 그것보단 치기가 어울리는 감정입니다.


한겨울입니다. 목 잘 가리고 손 자주 씻으세요. 도깨비가 말 피를 무서워하듯 감기는 자주 손 씻는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이음 올림


keyword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