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맞바꾼 달콤한 잠

오늘 마음은 느긋함

by 박수민

요 며칠 잠을 설쳤더니 어제는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피곤하기도 했고, 흐린 날씨 탓에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늦게 일어났다. 필라테스 예약 앱을 보니 지금 이불속이 아니라 필라테스 장에 있어야 했다.


어젯밤 기억으로는 예약을 걸어둔 필라테스 수업이 대기자가 많아 ‘아 내일도 운동은 못하겠네’하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대기자는 다 사라지고 예약이 자동 확정됐다. 대기자가 많으니 나한테까지 순번이 돌아오지 않겠구나 하고 예약을 취소하지 않고 잠들어 버린 게 화근이었다. 나는 단잠을 자고 있었고, 수업은 어느새 시작되었다. 운동과 맞바꾼 잠이라 더 달콤했나. 한 회 수업은 날렸지만, 단잠이 내게는 더 절실했다.


그래도 한 회 수업을 고스란히 날린 건 아깝다. 누군가는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못 듣게 한 것 같아 괜스레 마음이 불편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정을 미룬 대가로 필라테스장에는 내 이름만 간 셈이다. 원치 않게 노쇼를 해버린 아침, 혹시나 하는 기대와 설마 하는 느슨한 마음은 나와 누군가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내 결정이 내 하루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에 닿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지.


결정하는 건 늘 어려워 무엇가를 정할 때면 항상 이리저리 고민하는데, 운동 정도는 빠르게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처럼 대기자 현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해도 인기 강사의 수업은 포기할 수 없다. 그녀의 수업을 들으면 왜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데, 친절하면서도 운동의 강도는 세고, 그러면서도 회원들이 못 따라온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수업을 바꿔서 진행한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운동하는 느낌이다. 대기가 줄었는지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려면 수업이 열리는 날 누구보다 빠르게 예약할 수밖에. 이제 운동마저 오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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