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립 가양도서관
소설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2024년 12월 출판을 했고, 반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정말 많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소설책 한 권을 냈을 뿐인데 독자님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상상으로만 그리던 일들이 현실이 되면서, 예전에는 그저 지어낸 듣기 좋은 말이라 생각했던 '꿈은 이루어진다' 식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더 많은 망상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책을 내기 전 마음껏 돌려봤던 망상회로가 제대로 작동하는 걸 확인했기에 앞으로 더 많은 망상회로를 돌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망상이 현상으로 일어난 소식을 먼저 전하고자 한다.
소설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를 내고 난 후 지금까지의 여정을 얘기하자면, 하루로는 모자랄 판이지만 압축 비닐로 압축하는 것처럼 확 압축해서 풀어보도록 하겠다.
먼저, 밀양에서 첫 북토크가 열렸다.
30명을 정원으로 정했었지만 50명이 넘는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시며 첫 북토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난 북토크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낸 시간과 장소까지 닿는 수고스러움을 잘 알기에 이 한 가지는 꼭 지키려고 한다.
'시간 낭비였다고 느끼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기'
북토크라는 것이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공연이 아니기에 엄청나게 재미있기 힘들고 또 그렇기 때문에 선뜻 신청하기가 어렵다. 정말 그 책에 빠지지 않는 이상, 정말 그 작가의 찐 팬이 아닌 이상, 내 시간과 노력을 내어 북토크에 참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난 그런 분들에게 최소한 시간 낭비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 걸 목표로 북토크를 준비한다.
내가 노래도 할 수 없고, 춤도 출 수 없고 개그맨들처럼 개인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인 건 어쩔 수 없고, 게다가 내 아이템은 책이라는 요즘 시대의 노잼 아이템이니 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간에 구멍이 뚫려 숭숭 새어 나가지만 않도록. 시간에 재미를 더하고 또 더해드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가득 찬 맥주 위에 살짝 깔린 거품 정도의 채움은 드리려는 게 내가 가진 내 북토크에 대한 욕심이다.
상주작가가 되다
상주작가. 글을 좀 쓴다 하는 사람은 아마 알 것이다. 매년 지역별로 선정하는 상주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역 주민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는 작가. 막연하게 망상처럼 상상만 해봤던 상주작가가 되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사실, 상주작가에 선정되고 나서 걱정도 있었다. 세상에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평일에 글쓰기를 배우러 올 사람이 거의 없지 않을까라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나의 기우였다. 많은 분들이 글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더 잘 쓰고 싶어 했고 나아가 작가가 꿈이기도 했다. 생계와 현실에 꽁꽁 묶어놨던,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며 가장 뒷전으로 미뤄놨던 자신의 꿈 뭉치를 꺼내들고 글쓰기 수업을 찾아왔다.
상주작가의 기간은 올 연말까지. 난 그들이 내게 내민 꿈 뭉치를 조금씩 펼쳐 줄 생각이다. 내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게 해 준 그들에게 나 역시 같은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우리에게 남은 반년이라는 시간이 모두 소진되었을 때, 찰나의 낭비도 없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밀양 허시 고택의 한 페이지가 되다
밀양시 관광과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밀양에 있는 고택을 개조해 문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그 프로그램에 내가 함께해 줄 수 있느냐고. 난 무슨 프로그램인지 자세히 듣기도 전에 설레고 있었다. 내가 시에서 후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다니!
이것 또한 망상 중 하나였다. 밀양 삼랑진을 배경으로 소설을 쓴 만큼 밀양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생각했다. 밀양이 내 책을 알아봐 준 것처럼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밀양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허씨고가 힐링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내가 밀양시를 위해 더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2025년 7월 2일 서울 강서구립 가양 도서관 북토크
두 번째 북토크가 잡혔다. 전국을 돌며 북토크를 하고 싶다는 망상회로를 돌려본 적이 있다. 그런데 서울이 두 번째로 잡힐 줄은 몰랐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작가가 있고 또 얼마나 많은 책이 있는가. 한 도서관이 내 책을 픽한다는 건 거의 기적과도 같다. 첫 번째 기적이 밀양시립도서관에서 일어났었고 두 번째 기적이 서울 강서구립 가양도서관에서 일어났다.
https://gy.gangseo.seoul.kr/ApplyForPatricipate/LibCultureProgramDetail?leCode=6946&leLGCode=10
오늘부터 가양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소설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북토크 신청이 시작됐다. 이 링크를 따라가면 내 북토크 참석 신청이 가능하다. 4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고 되어 있는데 첫 번째 북토크처럼 몇 분이 신청해 주실지 떨리는 건 매한가지인 거 같다. 몇 분이 오시든, 난 맥주 위의 거품만큼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7월 2일 저녁 7시 내 두 번째 북토크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독자들을 만난다.
출판한 지 2개월 만에 2쇄를 찍었고, 지금 나는 작가로서 새로운 길을 찍어내고 있다. 글만 쓰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내가 가진 작가로서 삶의 목표이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좋은 책을 써야 한다.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내가, 믿게 된 내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여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간간이 차기작을 쓰고 있고 올해 안에 그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
글 쓰는 사람이라는 게 행복하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행복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더 행복하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을 쓰도록 노력하는 작가가 될 것이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또 조심스레 얘기해 주고 싶다. 글 쓰는 게 꿈이라서 행복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