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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 Oct 18. 2020

승무원 채용 괴담

#4. 승무원은 아니지만, 승무원 선생님입니다. 

  

#4. 승무원은 아니지만, 승무원 선생님입니다. 

승무원 채용 괴담(?) 편


예승이(예비 승무원)들 세계엔 항공사 채용에 관한 몇 가지의 괴담이 존재한다.


실제 하지만, 실체가 없는 이야기들. 

허구와 진실이 묘하게 뒤섞여 있는 괴담들은 승무원 준비생들을 괴롭히고, 

승무원 준비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며 그들의 지갑을 노리는 무서운 상술로 이어진다.      


내가 아무리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런 말에 흔들리지 말고,  

스펙 올리고! 면접 준비에 집중하고! 지원해!!"라고 이야기해봤자 

“인터넷에선 그런 던데요?!”라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심 가득한 눈길로 묻던 

수많은 시선들에게 외치고자 한다. 


“그렇게 남의 말에 휘둘릴꺼면!!!!!!

물어보지마아아앗앗아아아앗!!!!!!! ”   


          



대표 괴담 1. 삼진아웃과 원아웃

      

이게 무슨 야구 용어일까 싶지만, 승무원 카페나 오픈 카톡방에선 심심치 않게 보이는 단어다.      


A. 대한항공의 경우 3번 지원하면 서류에서 떨어진다. ( 이하 삼진아웃. )

B.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의 경우 면접에서 떨어지면 다음 서류에서 떨어진다. (이하 원아웃)    



가장 대표적인 괴담 (?)이다.     

다만 웃긴 것이 있다면, 이 괴담들에 각각의 각주가 달린다.     


A의 변형은 이것이다. 

대한항공은 3번 연속 지원하면 서류에서 떨어진다.

단, 2번 떨어지고, 한 텀 쉬었다가 지원하면 서류를 붙는다. 

단, 3번 연속 지원 중 한 번이라도 임원 면접이나 최종 면접에 간 경험이 있으면 서류에 붙는다. 3번 연속 지원했어도, 4번째 지원을 2~3년 정도 뒤에 지원하면 붙는다.      

(각주가.. 참 많다.)      


B의 변형은 

인 서울 4년제 + 토익 800 이상이면 2번 연속 서류에 붙을 수도 있다.

임원면접에서 ‘안타깝게’ 떨어진 사람은 다음 서류 스펙이 좋지 않아도 따로 기록해두었다가 

서류에 합격시킨다.         


 

"으음... 으.... 그으래...!! 그래 맞..... 맛.. 는 말 일  수 있지! 근데 절대적인 건 아냐."

 

대부분 이 괴담을 가져오면 난 그렇게 반응한다.      

일단 A 괴담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특정 대기업, 더군다가 그 대기업의 특정한 직군에 

세 번 연속 지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있다고 치자세 번 연속 서류를 붙을 확률은?       


애당초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승무원 채용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할 수 있던 시절, 

상중하 꼬박꼬박 1년에 3번을 채용하였으며 당시 대한항공의 서류 합격률은 70% 를 가뿐히 넘었다.  


업계는 흔히 대한항공은 ‘자기소개서는 읽지도 않고 뽑는다’라고 말을 했다.

 - 실제로 내가 가르치던 학생 중 한 명은 타 항공사와 채용 시기가 겹쳐 입사 후 포부란에 타 항공사 이름을 잘못 기재하는 대형실수를 저지르고도 1차 면접까지 합격했다. 


자기소개서.. 읽긴 하는 거니?라는 의문이 들던 시절이었다. 

(추후에 다른 콘텐츠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최근엔 많이 바뀌었다. )    

  

** 잠깐 TMI **이제는 바뀌었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자기소개서 항목을 지원동기 600자 / 입사 후 포부 600자를 몇 년을 고수했었다. 당연히 승무원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일단 찔러보기 아주 아주 편리한 서류 지원 단계였던 것이다. 


그 시절 일반적인 3진 아웃의 패턴은 이렇다

“엇? 대한항공 승무원 채용 떴네?” 급한 마음에 지원했는데 서류합격! 그렇게 아무 준비 없이 지원했으니 당연히 1차 면접 탈락. 


호 오라! 이거 조금 만준 비 하면 해볼 만하겠는데? 면접 준비를 좀 해볼까? 하고 준비 시작했는데 얼마 안 지나서 또 채용 시작! 급한 마음에 지원!! ▶ 우와아! 서류 합격! 그러나 면접 탈락! 에잇, 다시 해보자!  ▶ 다시 한번 서류 지원! 그러나 탈락.. 3번이나 연속 붙었으니까, 이번에도 붙겠지.  ▶ 4번째 서류 지원했으나 서류 탈락!!        

삼진 아웃 괴담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런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정말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수치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B의 괴담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서류 합격률이 30%를 넘어본 적이 없다. 

만 명이 지원하면 7천 명 + @가 면접을 보았던 대한항공 과는 달리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같은 인원이 지원하더라도 3천 명 즈음이 면접을 본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대한항공에 비해 서류 합격자보다 탈락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직전 서류 합격자라고 해서 또 합격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런 ‘원아웃’ 괴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한 채용 설명회에서 이런 설명을 덧 붙인 적이 있다.     


무조건 직전에 면접을 보았다고 해서 떨어뜨리는 건 아니다. 새로운 채용까지 분명히 시간이 지났을 거고, 그러는 동안 분명 조금 더 스펙을 업그레이드한 지원자들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직전엔 지원 자격이 없던 졸업 예정자들이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한 지원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란 것이었다.     


일부러 직전 지원자들을 거르는 것은 아니다. 란 말이지만 은연한 뉘앙스에 ‘새로운 지원자’를 선호한다는 뜻은 베여있다.      


그래서 많은 지원자들이 불안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그러나 다행히도 원아 웃은 이제 일부 지원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바뀐 지 오래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전 같은 괴담이라 지원자들이 불안해해서 그렇지, 2번 연속 실무에 탈락한 지원자가 3번째 만에 최종 합격했던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원아웃이란 건, 낮은 ‘서류 합격률’ 때문에 생긴 루머이며 삼진아웃은 ‘일단 지원’을 하며 서류는 붙여주던 ‘옛날 대한항공’ 제도가 전수되어 온 탓 정도로 생각하면 편하다.             

    

+ 이 괴담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무려 2016?17?년도에 회사에서 찍었던 승무원 괴담 에피소드 영상에서도 한번 다뤘던 적이 있다.

이제는 퇴사했으니...! 당시 소속되어 있던 회사 마크와 옆 선생님은 살포시 지웠다. 

(그나저나.. 저 이때... 참.. 어리네요?!)



대표 괴담 2. 무릎이 붙지 않으면 떨어진다. > 오다리는 승무원 못한다.       

괴담은 무슨 에잇. 그냥 승무원은 ‘다리가 예뻐야 한다’라는 뜻이다. 

하아... 정말 이건, 지망생들을 가르치던 선생으로서 할말하않이다.


현재 공항에서 승무원들을 보면 치마와 바지 유니폼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섞인 풍경을 볼 수 있지만 1년 차 신입승무원들에게 바지 유니폼은 꿈도 못 꿀 일이던 시절이 있었다.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직업의 특성상 이왕이면 보기 좋은 ‘테’를 선호하고, 승무원들의 미소가 곧 항공사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포장을 좀 해보자.      


여기에 약간의  항공사 입장의 변호를 더 해주자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무릎이 붙는 것을 선호한다. 가 맞겠다. 

(기본적으로 오다리는 교정을 하지 않는 이상 똑바로 서서 무릎이 붙지 않는다.)  


실제로 무릎이 붙지 않으면 척추가 휘었거나, 

장 시간 서있을 경우 다리가 아플 확률이 높다는 이유에서이다. 


장시간 구두를 신고 서 있어야 하며 하늘과 땅을 오고 가며 중력과 씨름하는 승무원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멀쩡하던 허리가 승무원 생활 1~2년 만에 나가 버리는 일들을 정말 많이 봤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보통 헬스나 필라테스를 통해 근육 강화를 꾀하는 노력을 하는 편이다.


이러한 현실이다 보니, 항공사 역시 무릎이 붙는다 = 건강하다 = 오래 일 할 수 있다. 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요즘엔 오다리 교정기도 많이 나오고, 연습만 열심히 하면 부들부들 떨더라도 15분만 서서 무릎이 붙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쯤에서 학생들이 질문한다. 

다리 알 툭?! 튀어나온 거는 어떻게 해요..?


보통 이런 질문이 훅 들어오면 나는 조금 화가 나곤 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며 같은 질문을 떠올렸을 당신에게 외치는 말!      


다리 알 때문에 자존감 떨어지고, 면접에서 자신감 잃을 거면 매일매일 문지르고 스트레칭해서 관리하세요. 걱정한다고 다리 알이 사라지지 않아요.  

그리고 만약, 만약 노력해도 안 없어져서 면접장에 갔는데 

만약. 다리 알 때문에 떨어뜨리는 면접관 만났다는 느낌이 들면, 

그 항공사 가지 마세요.

금방 망할 항공사니까. (판사님 저는 주어가 없었습니다.)

         



승무원 채용 괴담 3. 기타 버전들에 대해 


00항공과 00항공은 서로 채용 정보를 공유한다. 

- 이건 정말 답답해서 아는 인사팀한테 직접 물어봤다. 

인사팀 왈 : 우리가 그렇게 한가할 줄 알아..? 아니 그리고 시스템 자체가 다른데 그쪽 항공사 승무원 최종 합격 명단에 누가 올라와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아! (약간의 짜증과 버럭..) 하하..하하하하...그렇다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답이 됐겠지만! 

내 두 눈으로 본 ‘아닌 경우도 수두룩하다.’ 



A항공에 최종 합격했는데, 교육받다가 B항공으로 옮긴 경우를 본 적도 있고 

B항공 최종 입사를 포기하고 A항공을 들어간 경우도 봤으며 

B항공 2년 다니다가 A항공 신입으로 들어간 경우도 봤다.             



덧니는 떨어진다. -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만 아니면 된다. 교정 없이 합격한 덧니 합격생 정말 정말 많다. (토끼이 도 이하 동문)      


목소리가 허스키하면 떨어진다. - 이건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으로 답변을 대신하고 싶다.

어벤저스에서 블랙위도우의 모습으로 대표되는 배우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심지어 이 매력적인 목소리 덕분에 <HER>라는 영화에서 오직 목소리만 출연하였음에도 남자 주인공이 '그 목소리'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납득이 갔었더랬다. 


허스키한 목소리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말투'지. 

목소리가 다소 허스키하더라도 말씨가 상냥하면 된다. 솔톤으로 얘기하라는 게 절대 아니다. 

억양을 고치면 된다. 


또 뭐가 있더라, 하나하나 적어 내릴 수가 없는데. 

대부분의 괴담은 괴담 일뿐 이라는 것으로  이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괴담이 생겨난 배경과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는 법은 없으니까. 

그러나 그러한 괴담에만 집중해서 의기소침해지고 탈락의 이유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끝없이 학원과 과외에 의존해야 하고, 외적인 요소를 모든 괴담의 기준에 맞추느라 성형외과나 치장에 돈을 더 많이 쏟아붓는 구렁텅이로 빠져버리고 말 것이다.     

괜한 정보에 휩쓸리면 감정 소모하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높이는 방법에 시간을 쏟자.      


괴담이 있건 말건 붙을 사람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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