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명확했고,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 시작됐다.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이 목표가 모호하게 보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문장 속에 담긴 나의 바람과 희망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달성한 삶을 증명하는 문장을 보며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그 순간을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나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선택은 바로 운동이었다. 운동은 나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많은 정보와 조언에서 운동은 빠지지 않는 주제였고, 실제로 운동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라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운동을 해야 할 명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변화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나는 운동을 멀리해 왔다. 그런 내가 이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운동을 선택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목표로 하는 삶에는 혼자만의 모습이 없다. 작은 성취라도 함께 나누고, 혼자만의 기쁨보다는 소소한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삶을 원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또 다른 이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순간들이 가득한 삶을 꿈꾼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해야 했다. 그 단점은 체력이 떨어지거나 피곤할 때 극도로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는 나의 성격이었다.
이 단점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이미 많은 상처를 주었다. “쟤는 기분 좋을 때는 좋은데, 조금만 기분이 나빠지면 엄청 예민해져”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대부분의 관계는 끝이 났다. 피곤함으로 인한 예민함을 인정하지 않거나,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이들 속에서 나는 점점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사람이 되어갔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단순한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피곤해지지 않으면 예민함도 생기지 않기에, 피곤한 상황을 피하고 체력을 기르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운동 자체가 힘들어 오히려 더 피곤함을 느꼈다. 하루 종일 무기력한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운동이 나의 단점을 고치기 위한 것이란 명분이 생기자,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이제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고, 그 과정에서 체력이 길러지면서 내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피곤한 상태에서도 예민해지지 않고, 짜증 나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단순히 육체적인 체력뿐 아니라 정신적인 체력도 함께 길러지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다.
‘채우는 기간’을 선언한 후 가장 먼저 채운 것은 ‘체력’이었다. 솔직히 체력이 첫 번째가 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시간을 쓰게 될 줄도 몰랐다. 그런데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는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덕분에 다음에는 무엇을 채울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