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결국 지치고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다. 하지만 이 단순한 답에 도달하기까지 나는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왜냐하면 나는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휴식은 단순한 쉼이 아닌, 육체와 정신, 그리고 마음까지 온전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휴식 방식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 보였다.
나는 주로 휴일을 잠으로 보내며 스스로를 ‘충전 중’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러한 휴식 방법이 나에게 온전한 만족을 주지는 않았다. 물론, 때로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하지만 잠으로만 채운 하루가 지나가고 나면 시간이 의미 없이 흘러간 듯 느껴졌고, 육체적 피로는 덜었을지언정 정신과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물론, 한 번의 휴식으로 모든 피로를 완벽히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매번의 휴식이 한쪽으로만 치우쳐 후회를 남기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휴식을 찾아나가기로 했다.
우선, 육체의 회복은 잠으로부터 온다. 나는 기본적으로 수면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타입이다. 잠이 부족하면 몸의 피로가 즉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은 나에게 절대적인 휴식의 조건이다. 그렇다면 이제 정신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먼저, 마음의 회복을 위해 나만의 ‘힐링 포인트’를 고민해 보았다. 생각보다 쉽게 떠오르지는 않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행위에 도달하는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았고, 많은 경우 부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다가왔다. 그러나 고민의 시간이 이어지면서 복잡한 상황에서만 힐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왔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작은 순간들에도 힐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내가 도달한 답은 ‘자연’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산과 물을 좋아하고, 거대한 자연 앞에서 압도되는 그 기분을 쉽게 잊지 못한다. 아직도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는 그 기분 좋은 감정은 나를 힐링으로 이끈다. 거창한 자연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발견한 작은 숲에서도 나는 몇 시간을 앉아있을 만큼 자연 속에서의 시간을 사랑한다.
이제 남은 것은 정신적인 회복에 대한 고민이었다. 나는 정신적으로 가장 평온했던 순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의 힐링을 고민할 때와 달리, 생각보다 쉽게 답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처음 가보는 낯선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큰 편안함을 느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타인의 시선과 나 스스로에게 씌운 기대와 색안경에서 벗어나는 순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정리하자면,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휴식은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충분한 잠. 둘째,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 셋째, 타인과 나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낯선 장소.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바로 ‘캠핑’이었다. 몇 년 전, 취미로 삼아보려던 백패킹을 위해 준비해 둔 배낭과 장비들이 이제야 빛을 발할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결국, 나는 고민하지 않고 대이작도행 배편을 예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