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무조건 SMILE!

웃기로 정한 날

by pahadi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먼저 탄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 그 사람이다.)


며칠 전, 경비 아저씨께 화를 내던 사람이다. 아파트 동 바로 앞에 주차하려고 하자 경비 아저씨는 차를 옮기라고 했다. 그 사람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택배 차는 다 대는데, 왜 못 대게 해요!”

얼마간의 실랑이에도 경비 아저씨는 차를 옮기라고 했고 그 사람은 막무가내로 주차를 하고 가 버렸다. 우연히 같이 탄 엘리베이터에서도 누군가에게 전화로 화를 내고 있었다.


아파트 동 바로 앞에는 주차라인이 없다. 소방차 전용 자리와 통행 때문이다. 원래는 택배차도 주차하면 안 되지만 짐을 나르기 힘드니 보통은 바로 앞에 주차를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택배차가 그곳에 주차하는 건 사실이고 그 사람도 아주 바쁜 일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서로의 사정을 마음 넓게 이해하기에는 너무 더운 날이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떠올랐지만 결국, 거칠게 화를 내던 첫인상만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 만남도 엘리베이터에서 이루어졌다. 아들과 함께였던 그는 그날도 화가 나 있었다. 아마도 아들이 위험한 행동을 한 모양이었다. 그 사람은 눈과 손으로는 빠르게 스마트 폰을 하면서, 입으로 더 빠르게 말했다.

“너 그렇게 하면 다친다고. 거기를 왜 올라가니? 왜! 왜!” 혼난 건 아들인데, 왜 내가 움츠러드는지.


그 후 세 번째 만남이 오늘이다.(이상하게 꽤 자주 만난다.) 오늘은 아주 평온해 보였다. 그 사람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있겠지. 웃을 때도 있고, 울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의 얼굴 위로 자꾸 화난 모습만 떠올랐다. 저 사람 = 화내는 사람. 공식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자세한 사정은 궁금해하지 않는다.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이 내린 기회와 엄청난 노력 이 필요한 법! 우리는 숙명처럼 수많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모든 불합리성을 인정하더라도, 나는 항상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낙인만은 가지고 싶지 않다. 각자의 개성을 외치는 시대이지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 이미지 메이킹은 필요하다. 나 자신을 헤치지 않으면서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정도로 말이다.


매일 웃고 살면 호구가 되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먼저 웃어주면 어떨까. 때로는 조금 손해 보면 어떨까. 일주일 하루쯤은 무조건 웃어넘기는 날로 정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면 최소한 늘 부정적인 사람이라는 낙인은 피할 수 있을 테니까. 오늘은 무조건 SMI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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