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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Dec 30. 2022

2022, 올해의 땡땡땡

Best of the year

돌아보는…

2018, 올해의 땡땡땡

2019, 올해의 땡땡땡

2020, 올해의 땡땡땡

2021, 올해의 땡땡땡



올해의 운동 | 달리기

작년에 이어 올해의 운동도 달리기라고 할 수 있겠다. 기분이 저조할 때마다,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마다,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달리기를 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은 몸이 힘들어서 마음을 비울 수 있다. 아니면 반대로 머리가 생각으로 가득 차있으면 어느새 멀리까지 달려온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둘 다 이래저래 나에겐 반가운 일이었다. 달리기 후엔 몸이 노곤해져서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필라테스도 4년째 꾸준히 하고 있지만, 올해는 달리기의 속도 페이스가 좋아진 게 많이 뿌듯했다. 내가 달리는 코스가 강변을 따라 5.5km인 구간인데 올해 초 7분 30초/km로 달리던 게 (간신히지만) 6분/km 이하를 갱신했다. 발전하는 것에 대한 경험은 항상 옳다. 성취감을 준다. 왜 인간은 그런 감정을 고루 꾸준히 느껴야 살아갈 수 있나 싶지만.


올해의 악연 |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이제 나의 공포가 되었다.

몇 년 전에 나의 첫 아보카도를 손질 중에, 무른 질감에 힘조절을 잘못해서 칼로 손을 벤 적이 있다. 왼손 엄지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 넓은 살 부위를 깊게 베어서 식겁했고 낫는데도 한참이 걸려서 한동안 아보카도 손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때문에 다시 아보카도를 손질할 마음이 들었는지 올해 가을 아보카도를 손질하다가 이번에는 예상보다 딱딱한 질감에 씨앗을 퍼내려고 숟가락을 힘준 손이 미끄러져서 ㅠㅠ 아보카도 씨앗을 감싼 나무 재질의 껍데기가 손톱 밑에 깊이 박혔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피부과에 갔는데, 손톱 밑의 껍데기를 파낼 방법이 요원해서 손톱을 뽑을 뻔했다. 다행히 손톱 아래를 주사기와 수술용 칼로 쑤셔서 (피를 좀 보긴 했지만) 손톱을 뽑는 사태는 면했다. 난 이제 아보카도는 집 밖에서 손질된 것만 먹을래 ㅠㅠ


올해의 악운 | 코로나19

코로나19가 시작된 이래 3년 동안 다행히 잘 비껴가고 있었는데, 결국 나도 걸려버렸다... 그 와중에 어이없는 포인트는, 그동안 거의 매일 대중교통(지하철)을 타고 붐비는 출퇴근 시간의 인파를 만나고 다녔음에도 괜찮았는데 코로나에 걸린 건 한 달 안식 휴가 중일 때였다는 것. 안식휴가를 시작하자마자 아보카도 손질하느라 손도 다치고 갑자기 장염도 걸려서 이곳저곳 병원 순방하다가 병원에서 코로나에 전파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코로나에 걸린 건 운이 나빴지만 열흘 고생하고 다행히 후유증 없이 잘 나았다.


올해의 건강

작년 12월부터 6개월 간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올려주는 약을 복용하는 경험을 했다. 알게 된 것은, 정기적인 상담치료를 거쳐야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그냥 약만 주세요 하고 싶었는데...)과, 연락해본 정신건강과 병원마다 예약이 밀려 있어서 진료를 받는데 대기가 필요할 정도라는 것, 그리고 약의 부작용인지 복용 후에 체중이 늘고, 복용을 중단하고 슬슬 줄어들고 있다는 것.


올해의 취미 | 뜨개옷

대바늘로 사람옷 뜨기. 작년에는 우리 고양이 솜이의 옷을 뜨는 법을 클래스101에서 배웠는데, 올해는 책으로 사람이 입을 수 있는 니트옷을 뜨는 법을 배웠다. 알게 된 것은, 좋은 털실의 재료비가 매우 많이 든다는 것 ㅋㅋ. 공장에서 다량 제조되는 기성 니트의 가성비란.


올해의 공연 | 빌리 아이리쉬 내한공연

생각지 못하게 예정이 생겨서 다녀왔는데, 너무 신나고 즐거운 공연. 연예인이란 확실히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엔터테이너인 것 같다.


올해의 효도 | 한여름의 철원

진짜진짜진짜 더운 날 한탄강주상절리길을 걸었다. 아찔하게 땀이 나면서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이거슨 효도하는 나에 대한 자기만족 ㅋㅋㅋㅋ


올해의 새로운 경험 | 짚라인

몇 년을 벼르다가 드디어 짚라인을 타봤다. 스릴 있고 재밌었지만, 기대보다 쇼킹하지는 않아서 다음엔 번지점프를 해볼까 +ㅁ+ 코스가 넉넉하게 길고 서울 근교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용인 짚라인 추천.


올해의 고양이

우리 고양이는 벌써 만 7살이 되어가고, 시간이 가는 게 아쉽다. 올해 겨울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침대 위에 많이 올라와서 같이 자고, 행복하다.


올해의 호캉스 | 홍대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

추가 비용(66000원)을 부담하면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할 수 있고, 반려동물 용품도 제공해 준다. 특히 반려동물 중에도 강아지만 동반이 가능한 호텔들이 많은데, 여기는 고양이도 동반이 가능하다는 것. 반려동물 용품으로 고양이 모래(모래는 제공되는 양이 정말 적으니, 따로 챙겨가면 더 좋을 듯)와 화장실, 밥/물그릇이 있었음. 고양이와 함께 하는 첫 호캉스라 기대됐는데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호텔 인테리어도 내 취향이라 좋았고.


올해의 책 | 오라, 달콤한 장르 소설이여

장르소설 마니아이자 대중문화 평론가인 저자가 다양한 미스터리, sf, 공포 등의 장르 소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받아 읽게 된 라이트노벨 작가인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 시리즈 중 처음 읽은 책 <잘린머리 사이클>의 전개가 신선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 책 덕분에 여러 책과 작가를 소개받아 한 달의 안식 휴가 동안 소설책을 31권 읽는데 도움을 받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책을 잘 못 읽고 있다. 책에 몰입해 있는 순간을 세상 최고로 행복해하는 나인데, 도무지 몰입이 잘 되지가 않는다. 그게 많이 슬프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가지로 연습하는 중.


올해의 쇼핑 | 바지들

오랫동안(10년 가까이?) 레깅스 외의 바지를 잘 입지 않았다. 나는 허벅지가 몸의 부위 중에 가장 튼실해서 하체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바지를 입으면 내 체형에는 별로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데 옛날 유행이 다시 돌아와 와이드핏의 바지를 샀더니 너무 편하고 체형도 커버되고 좋다. ㅋㅋ 오랜만에 그렇게 바지 쇼핑을 하고 있다는 사연.


올해의 변신 | 뉴 헤어스타일

나이가 들수록 어린 외모에 집착하는 것인가. 염색을 하고 싶은데, 머리가 자랄 때마다 뿌리염색해서 관리하는 게 귀찮을 것 같아 안쪽 헤어만 컬러를 넣는 염색을 찾아봤다. 예상한 것처럼 염색을 새로 하지 않고 유지하기만 해도 돼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미용실에 가서 앉아있는 시간을 불편해하는 편이라 특히 더 가심비가 좋다.




작년에는 "하얗게 불태우는 게 아니라 어깨에 살짝 힘 빼고 즐겁게 일하는 게 목표"라고 적어두었는데 어깨에 살짝 힘을 빼는 데는 성공했지만, 즐겁게 일하진 못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 너무나 힘에 겨웠다. 23년에는 대상이 무엇이든 “욕심나고 신나는 것을 만드는 게 목표”.

내년에는 10km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볼 계획이다. 주로 6km 코스로 달리기를 해서 10km는 막막하지만 올해 7분/km 대였던 페이스 기록을 5분(5분 54초)/km 대로 단축했으니 이젠 달릴 수 있는 거리를 늘려나가는 것을 시도해보려고 함.

그리고 다시 책으로의 몰입을 되찾기. 많이 읽지는 않아도 되니 몰입하는 경험을 찾고 싶다.




22년의 마지막 일주일을 태국 방콕과 파타야에서 보내고 있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트리와 반짝이는 조명 장식이 가득하지만, 아무래도 뜨거운 태양 아래 반팔의 크리스마스는 연말의 센치한 기분과는 거리가 멀다. 겨울의 휴가를 따뜻한 나라에서 보내더라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눈이 내리는 나라에서 보내고 싶어졌다. 그런 소소한 점만 제외하면 따뜻한 나라에서의 겨울 휴가는 너무 즐겁다. 맑고 파란 해변의 액티비티, 반짝반짝한 왕궁과 사원, 하늘과 가까운 루프탑바, 유유자적한 한낮의 호텔 수영장, 수상시장의 뱃놀이, 나긋나긋한 마사지, 달달한 과일. 분에 넘치는 호사스러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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