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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그린 Oct 24. 2020

진정 가슴뛰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

마음경영 season 1_02

10여 년 전 일을 하면서 알게 된 한 친구가 있다. 

당시 그는 작가 3명을 후원하는 작은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정말 작은 공간으로 돈이 없어서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고 했다. 젊은 작가를 후원해준다고 하는데 이제 갓 시작한 상황이었다. 

삶은 자신이 어떤 물감을 칠할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 wallpaperaccess.com


동년배인 그와 이야기하면서 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20대 초반에 직원 300명을 거느린 중기업의 대표였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자신이 스스로 세운 회사였고, 매출도 하루에 수십억원이 들어왔다고 했다. 한 달이 아닌 하루의 수익이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업가들을 만나고 영화에서처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는 진정한 기업의 대표였다. 


그가 자신의 사업의 시작점을 이야기하는데 꽤 흥미로웠다. 군대에서 책 한권을 읽었는데, 바로 그 책이 그 친구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는 바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고, 제대를 하자마자 사업을 시작하여 큰 회사를 차리고 우리가 말만 들으면 알만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것이다. 


그랬던 그가 돌연 회사를 모두 접고 돈이 없어서 스스로 인테리어를 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를 후원하고 있으니 인생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그가 미술을 전공했는가? 전혀 아니다. 미술을 잘 알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냥 막연하게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고 했다



그가 잘나가던 회사를 스스로 폐업시키고 내려놓은 이유는 이랬다. 

사업 초기 너무 폭발적인 반응으로 성공하고, 하루에도 통장에 수십억씩 돈이 들어오고 거래처에서는 계약이 안 될까봐 불안해서 선 입금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직원들은 300명에서 점점 더 불어나고 있었고, 정말 이대로만 가면 큰 기업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런데 매일 수천만 원씩 술을 먹으면서 사람들을 만나야 했고, 

급성장하는 기업이라 시기질투도 많이 생겨 매일 고소장이 날라 오고, 법원에 거의 매일 출두해야 했다고 한다. 20대의 일이었다


그는 삶이 정말 즐겁지가 않았고, 자꾸만 피폐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결심을 하였다. 자신이 가진 모든 부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내려놓고 진정 자신의 가슴이 뛰는 일,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말이다. 그 일이 바로 미술가들을 후원하는 일이었다. 



작가를 돕는 일을 하자고 이제 갓 미술계에서 일을 시작한 나와, 자신의 모든 부를 내려놓고 미술가들의 후원하는 일을 갓 시작한 그와는 서로 공통점이 있었기에 말이 잘 통했는지도 모른다. 

그 후로 몇 번의 왕래는 있었지만 소식이 멀어져 지금은 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 자신이 원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을 것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부자가 된다는 것이 단지 부를 축적하는 일이라면, 그는 결코 자신의 사업을 걷어차지 않았을 것이다. 파산을 하고 돈이 없어 집에서 칩거하면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고민했을 그의 20대의 방황이, 인생의 목적이 단지 돈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즐거움을 찾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길을 걸어가는 것에 있음을 경험을 통해 깨우친 그는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경제적 자유를 위해 돈을 불리는 부자경영을 시작하지만 분명 최종 목적은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아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것만이 아닐 것이다. 


내 삶의 최종 목표는 잘 살기 위한 것이다.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목표를 위해서 지금 가슴 뛰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느냐 라는 것이다. 


물론 가슴이 뛰진 않지만, 미래의 가슴 뛰는 일을 위해 현재를 견뎌 내거나 도약하기 위해 움츠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삶의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의지가 생기는가가 중요하다. 그러한 두근거림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이미 성공하고 있다. 


10여 년 전에 만난, 자신의 꿈으로 가득한 그 친구의 자신감과 당당함이 오늘 문득 생각난다.   


글 | 빨간넥타이 두두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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