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아 축복이 냄새야~"
아이가 집에 오기 전, 인삼이에게 소개해주기 위해 열심히 아이 냄새가 가득한 배넷저고리와 수건 등을 가져왔다. 이윽고 첫 만남에서는 아이는 무시한 채, 아이를 안고 있던 아내의 손만 할짝거렸다. 그 모습에 살짝 불안했지만 울타리를 믿었다.
지속적으로 아이를 소개해주었지만, 몇 번 냄새를 맡기도 전에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인식은 하는지,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짖고 보는 녀석이 아이 소리와 냄새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아이가 걷기 시작했을 때는 지속적으로 서로 주의하도록 했다. 춤추며 뛰어다니는 지금도 주의를 주고 있다.
"인삼이 앞에서 먹을 거 들고 가까이 가지 마~"
"인삼이 앞에서 뛰면 안 돼~"
"인삼이 자극하면 안 돼~"
내가 코! 하면서 검지를 펼치면 인삼이가 코를 갖다 대는 모습에 아이도 따라 했지만 무시했다. 정말 개무시. 어린이집 방학기간 동안 아이가 인삼이 밥 담당이 되었고, 그럴 때마다 코! 를 하거나 손을 펼쳐 손! 을 했을 때 반응을 해주었고, 그 이후부터는 둘에 한번 정도는 반응을 해주는 중이다.
그 반응에 아이는 까르르 웃는다.
인삼이는 평소에 울타리 안에서 늘어져 있는다. 밖에서 소리가 나면 귀를 쫑긋 세우지만 크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물론 큰 소리가 나면 살짝 컹! 거리기는 한다. 그런 인삼이에게 아이는 매번 놀자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한 번씩 으르렁거릴 때, 아이는 "무서워"라는 말을 하며 움츠러든다. 어떤 포인트에 자극을 받는지는 모르겠다.
"인삼이 앞에서 먹을 거 들고 가까이 가지 마~"
"인삼이 앞에서 뛰면 안 돼~"
"인삼이 자극하면 안 돼~"
나는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각심을 줌으로써 함부로 대하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그렇다고 인삼이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우리가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에서 단순한 경고 표현일 것이다. 이것이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지금 모습이 많이 좋아진 상태라서, 지속적으로 주의하고 있지만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저 아이에게 주의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가끔은 둘이 그냥 형제 같다. 형이 동생을 무시하지만 가끔은 구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인삼이를 산책시키러 꺼내면 아이가 와서 꼭 안아주는데, 싫지만 참는 녀석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기특하다. 이 둘 관계가 개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 앞으로도 큰 사고 없이 지금처럼만 지내길 바란다. 얘들아.
인삼이는 아이를 반려인으로서 인정해 주고, 아이는 인삼이를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서로 물고, 물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