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역할을 바꾼 지 이제 한 달 조금 넘어가는 중이다.
"아빠, 일어났어? 나가자."인삼이는 여전히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산책을 나간다. 바뀔 이유는 없다. 다만, 역할을 바꾸고서 초기에는 밤새 일하고 돌아온 아침에 한번, 일 나가기 전에 한번, 이렇게 산책을 맡아서 했었다.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일 나가기 전에만 내가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하고 돌아온 뒤에는 산책시켜 줄 힘이 안 난다. 대신 아내가 아이 등원 후 산책을 시켜주는 중이다.
나만 바라보는 녀석, 이 눈을 바라보면 나가기 싫어도 나갈 수밖에 없다.라떼는 아내가 일 한다고, 아침에도 하고, 저녁에는 아이와 함께 나갔는데 말이다. 역할이 바뀐 지 약 2주째만 해도 나에게 모두 맡겨버리는 느낌이 들어 아내에게 불만이 많았었다.
"근데 여보 아침에 인삼이 산책 나가는 거 맞지?"
아내가 일을 쉬고, 집에 있으니 당연하게도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렇게 약 2주간은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 보여주었다. 지금도 그런 편이다. 한편으로는 서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에 적응하는 나에게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일은 어째서인지 적응이 되질 않는다.
2023.12.19. 이만했던 아이는이제는 아침에 굿모닝(good morning)과 굿나잇(good night 인사를 함께 외친다. 그러고 나면 아이는 하루를 시작하고, 나는 강제 백야를 겪으며 잠을 잔다. 내가 쉬는 날에는 밤에 같이 잠들어 아침에 아이와 함께 일어나 장난치며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그 상황이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다. 약 2주간 서운해진 아이와의 거리는 쉼을 통해 매주 한 번씩은 가까워진다.
2024.01.12. 이랬다가.한동안 잠을 못 자 예민함이 가득하기도 했는데, 아내가 일의 해방감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며 불만도 함께 가득 한때도 있았지만 이제는 서로 상황들을 이해한다. 아직 육아와 가사노동의 힘듦을 토로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금 상황에 아주 만족한가 보다.
아내가 쉼과 동시에 아이의 폭풍성장의 모습을 봐서 그런지 역시 아이에게는 아빠보가 엄마가 더 필요한지 서운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2024.12.12. 이만해졌다.라떼는 아이 안고 음식 만들고, 청소하고, 다 했는데 말이다.
아내는 교육용 태블릿도 구매해서 음식 만들 때, 설거지할 때 등 보여준다.
라떼는 아이가 혼자 잘 놀면 할 수 있었고, 안 그러면 아이가 자고 나서 했는데 말이다.
뭐, 그냥 그렇다고.
조만간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방학기간 동안 아이와 계속해서 시간을 보내줄 수는 없으나 휴일만큼은 뭔가를 해야 할 텐데, 뭐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