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제일 좋아~"
나에게 울림을 주는 노래 중 하나이다.
우리 집에도 노는 걸 좋아하는 세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살고 있다.
관심사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 조금은 문제가 될 때가 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일터가 나의 놀이터가 되어가는... 아니다. 아직 나에게 일터는 일터이다.
아빠 연세가 70대가 넘으니 일터가 헬스장이고, 놀이터라 하시는 걸로 봐서는 그때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세대를 막론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빠의 사례처럼 노는 물이 다른 것 같다.
나는 사부작 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개인 작업실이 있었다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인삼이는 조금은 다르다. 이 녀석은 흥분도를 조절하지 못한다.
어릴 적 여러 매체에서 개들은 개답게 놀아줘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고는 터그놀이나 노즈워크를 시켜줬고, 몸으로도 놀아준 적이 있었지만 결말은 피를 보며 끝났다. 그래서 장난감이라도 주면 약 10분에서 30분 내에 찢어버린다. 공은 찢어지지 않으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산책할 때 함께 달리면 잘 가다가 마무리로 나에게 달려들어 무는 것으로 끝나니 이조차 하지 않는다.
교육을 받으며 내린 결론은 인삼이 같은 흥분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개에게 이런 놀이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삼이는 상호작용 또는 교육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정적인 놀이를 한다.
나도 야외에서 공이나 원반을 던지면 가져오는, 아니 그냥 함께 달리기라도 정상적으로 하고 싶다.
시간이 더 흐르면 가능할까?
아이는 극단적으로 모든 곳이 놀이터가 된다.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되고, 모든 것이 놀이가 된다.
부럽다.
정말 정말 정말 열심히 논다.
잘 때만 빼고 논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정상이다.
아이의 몇 가지 최애 놀이를 나열해 봐야겠다.
집에서는 자동차 장난감 비슷한 종류끼리 여기저기 주차 시키기.
공룡 장난감 전부 꺼내와 역시 여기저기 종류별로 모아두기.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래놀이나 클레이로 공룡, 자동차 장난감의 빈틈에 쑤셔 넣기.
인삼이에게 먹을 거 주기.
책 읽어달라고 하기.
9시쯤 아내가 집에 왔을 때, 숨바꼭질 또는 자는 척하기.(이건 나와 함께 한다.)
야외 나가면 더 다양한 놀이들이 있다.
킥보드나 자전거 타기.
주차장이나 차도 가까이에서 자동차 구경하기.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거나 숨바꼭질하기.
한 줌의 모래라도 보이면 하는 모래놀이.
돌멩이, 나뭇가지 줍기.
키즈카페 가서 놀기.
모두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아이에게는 충분한 놀이가 되는 듯하다.
이런 놀이들이 쌓이고 쌓여 아이의 성장에 좋은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놀이가 주는 즐거운 순간들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함께하는 행복한 기억들이 인삼이와 아이에게 따뜻한 추억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마음껏 즐기며 행복하게 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