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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딘 Oct 11. 2024

만 29개월 애, 만 53개월 개,
도전.

최근 아주 핫한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

출연한 요리사들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에 절로 존경의 박수를 치게 된다.

2024년 10월 09일. 개밥 만들기. 매번 채소의 익힘 정도를 중요시하며,  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나는 저렇게 도전을 해본 경험이 있던가.

최근에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벅참을 느끼고 있다.

했던 일들도 잘 안되고, 하는 일도 잘 안되고, 하려는 일도 잘 안된다.

그냥 강물이 흐르듯 살아가고 싶은데, 무언가가 나를 막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매일매일 압박감이 상당하다.

그래도 아이와 개를 돌보는 순간은 잊게 된다.

아이에게, 인삼이에게 집중하된다.

다행인 건가?

2020년 08월 22일. 어린 인삼이를 데리고, 속초 영랑호를 걸었다.

인삼이의 발톱깎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소홀했던 인삼이와 교감하니 기분이 좋다.

발톱깎이를 보기만 해도 으르렁거리던 녀석은 나에게 발을 주고, 근처까지 가져다 대도 참아내고 있다.

산책을 할 때는 자극에 있어서 금방 극복하고 나를 쳐다본다.

아마 간식의 힘일 테지만 견생 평생 모든 걸 경험해보지 못하겠지만 함께 도전해 보자 인삼아.


한글날 오전, 오늘 뭘 할지 고민하던 11시 즈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와라, 떡볶이 해줄게"


어디 나가면 10만 원이 그냥 사라져 버리는 매직으로 부담되었기에 아내가 냉큼 가겠다고 했다.

가져갈 것 챙기고, 뭐 하고, 뭐 하고, 12시가 되었다.


"어서 출발하자."

...

'당근'

내비게이션 위 메시지를 슬쩍 보니 아이 밸런스 자전거 거래 알림이 울린 것이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에게 내용을 보고 괜찮으면 바로 예약하자 했다.

거래를 약속하고, 우리는 가던 길에 잠깐 옆길로 빠졌다.

2024년 10월 02일. 킥보드는 이전에 타봤다고 발놀림이 익숙하다.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다 되었다.

만들어 두신 음식을 먹고, 또 뭘 할지 고민하다 시청 근처 공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엄마, 아빠, 아이는 대중교통 요금이 무료라 먼저 보냈다.

엄마, 아빠는 처음으로 손주를 데리고 다녀봤고, 아이는 처음으로 경전철을 탔다.

나와 아내는 차량을 가져갔다.(주차비도 무료였다.)

2024년 10월 09일. 벨런스 자전거 첫 도전.

아이는 처음으로 밸런스 자전거에 도전했다.

처음이라 아슬아슬했지만 앞으로 잘 나아갔다.

두어 번 넘어졌지만 잘 털고 일어났다.

나는 먼저 자전거 타봤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핸들 꽉 잡고, 전방을 잘 주시하고, 발로 브레이크 잘 잡아야 해."


아이에게는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인삼이와는 다르게 스스로 해야 할 도전이 더욱 많을 것이다.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해주지는 않을 예정이다.

2022년 12월 28일.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기어 다니던 아이는 의자를 잡고 일어서던 아이는 지금도 도전하고 있다.

나도 걸음마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도전을 해왔지만 어느 순간 두려움에 멈춘 것 같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생각하니 납득이 된다.

아이에게는 좀 더 일찍 알게 해주고 싶다.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나도 이제야 배우고 있는 인생을 가르쳐 주고 싶다.

나도 아직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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