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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딘 Oct 18. 2024

만 29개월 애, 만 53개월 개,
놀이.

"노는 게 제일 좋아~"

나에게 울림을 주는 노래 중 하나이다.


우리 집에도 노는 걸 좋아하는 세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살고 있다.

관심사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 조금은 문제가 될 때가 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일터가 나의 놀이터가 되어가는... 아니다. 아직 나에게 일터는 일터이다.

아빠 연세가 70대가 넘으니 일터가 헬스장이고, 놀이터라 하시는 걸로 봐서는 그때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세대를 막론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빠의 사례처럼 노는 물이 다른 것 같다.

나는 사부작 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개인 작업실이 있었다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 08월 15일. 노즈워크 매트 위에서

인삼이는 조금은 다르다. 이 녀석은 흥분도를 조절하지 못한다.

어릴 적 여러 매체에서 개들은 개답게 놀아줘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고는 터그놀이나 노즈워크를 시켜줬고, 몸으로도 놀아준 적이 있었지만 결말은 피를 보며 끝났다. 그래서 장난감이라도 주면 약 10분에서 30분 내에 찢어버린다. 공은 찢어지지 않으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산책할 때 함께 달리면 잘 가다가 마무리로 나에게 달려들어 무는 것으로 끝나니 이조차 하지 않는다.

2020년 12월 03일. 정적인 놀이.

교육을 받으며 내린 결론은 인삼이 같은 흥분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개에게 이런 놀이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삼이는 상호작용 또는 교육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정적인 놀이를 한다.


나도 야외에서 공이나 원반을 던지면 가져오는, 아니 그냥 함께 달리기라도 정상적으로 하고 싶다.

시간이 더 흐르면 가능할까?


아이는 극단적으로 모든 곳이 놀이터가 된다.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되고, 모든 것이 놀이가 된다.

부럽다.

정말 정말 정말 열심히 논다.

잘 때만 빼고 논다.

생각해 보면 이것이 정상이다.

2024년 09월 20일. 의정부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하는 모래놀이.

아이의 몇 가지 최애 놀이를 나열해 봐야겠다.

집에서는 자동차 장난감 비슷한 종류끼리 여기저기 주차 시키기.

공룡 장난감 전부 꺼내와 역시 여기저기 종류별로 모아두기.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래놀이나 클레이로 공룡, 자동차 장난감의 빈틈에 쑤셔 넣기.

인삼이에게 먹을 거 주기.

책 읽어달라고 하기.

9시쯤 아내가 집에 왔을 때, 숨바꼭질 또는 자는 척하기.(이건 나와 함께 한다.)


야외 나가면 더 다양한 놀이들이 있다.

2024년 10월 06일. 놀이터 최애 놀이 중 하나 그네 타기. 인삼이와 산책을 나가서도 그네라니.

킥보드나 자전거 타기.

주차장이나 차도 가까이에서 자동차 구경하기.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거나 숨바꼭질하기.

한 줌의 모래라도 보이면 하는 모래놀이.

돌멩이, 나뭇가지 줍기.


키즈카페 가서 놀기.


모두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아이에게는 충분한 놀이가 되는 듯하다.

이런 놀이들이 쌓이고 쌓여 아이의 성장에 좋은 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2024년 09월 08일. 집에서 하는 놀이 중 책 읽어달라고 하기.

놀이가 주는 즐거운 순간들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함께하는 행복한 기억들이 인삼이와 아이에게 따뜻한 추억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마음껏 즐기며 행복하게 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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