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많이 기다렸습니다.
2025년 10월 31일, 물고기 이야기 한글 퇴고본을 송부했다. 약 2주 동안 정말 토 나올 정도로 퇴고했다. 이제는 달달 외울 정도가 되었고 더 이상 '물고기'라는 단어를 보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약 25일이 지났다. 아무 소식이 없었다. 불안했다.
'왜 거의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걸까?'
'혹시 한글 퇴고본 완성도가 아직 교정·교열할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은 걸까?'
편집장님께서 마지막으로 보냈던 메일을 다시 살펴보니 교정·교열 단계로 가기 어려울 경우 한글 퇴고를 재요청한다는 문장이 엄중하게 적혀 있었다.
25일의 시간은 정말로 길었다. 정말로, 1년처럼 느껴졌다. 매일 아침 메일함과 카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정말로 이렇게나 오래 걸릴 정도로 문제가 많은 원고일까? 아니면 다른 급하신 일정 때문에 아직 원고 검토를 못하신 걸까? ’
이렇게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11월 26일 수요일 오전 10시 34분 메일이 도착했다.
"[더블엔] 초교 파일입니다 ^^
작가님, 많이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본문 파일이 왔어요. (... 생략)"
메일을 보자마자 뜨거운 눈물이 울꺽 올라왔다. 한글 퇴고 재요청 메일이 아니었다. 드디어, 드디어 PDF 디자인본이 완성된 것이었다. 2주 동안 퇴고하며 한숨 짓고 머리를 쥐어뜯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빠르게 눈물을 닦고 메일 제목을 다시 주시했다.
"초교 파일입니다^^"
초교 파일? 무슨 뜻일까? 처음 보는 단어의 조합이었다. 찾아보니 첫 번째로 교정된 PDF 파일, 처음 교정된 원고라는 의미였고 내 원고가 교정·교열 단계로 넘어갈 만큼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증거였다.
기뻤다. 하지만 '초교'라고 말은 두 번째, 세 번째, 교정 작업이 남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건 중요치 않았다. 나는 더 이상 한글 퇴고본을 쓰지 않아도 되고, 이제는 교정·교열만 받으면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원래 출간일정은 2025년 12월 중순이었고, 발행일은 크리스마스 2025년 12월 25일로 하려고 했었다.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 출간 준비 과정에는 항상 변수가 있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나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 더 완벽한 책을 만들 수 있다면 출간 시기는 얼마든지 늦춰도 괜찮았다. 나는 빠르게 책을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랑받고 공감받을 수 있는 책을 출간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5년 12월 3일 기준, 책출간 일정은 2026년 1월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물론 계획은 계획일 뿐, 중간에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 이것은 어쩔수가없다. 정말 어쩔수가없다.
글을 마치며,
연재 중인 무명작가 기획출간 성공기의 ‘과감하게 삭제하라’ 아래 글이 드디어 하트 200개를 넘었습니다. 축하해 주세요. 이제 300개를 목표로 달려볼게요.
늘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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