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개구리 06화

개구리

사고.

by 샤프 심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기다리는 희민. 시간이 조금 흐르자 드디어 배가 도착하고 희민의 아내와 첫째 딸, 둘째 아들 가족들이 배에서 내린다.

가족들을 맞이하는 희민 표정에 행복이 가득하다.


“아빠!”


희민을 보자마자 큰딸 이나가 달려와 아빠에게 안긴다. 뒤따라 배에서 내려온 희민의 아내가

웃으며 다가온다.


“웬일이래? 갑자기 휴가를 보내자고 하고?”


“애들도 방학했는데 이제라도 아빠 노릇 제대로 해야지. 어이~ 아들!”


멀미했는지 뚱한 표정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희민.


“육지는 별일 없어?”


“몰라 무슨 신종폐렴이 생겼다고 지금 난리도 아니야, 마스크까지 동났다니까! 여기는 괜찮나 보네?”


“여기는 청정지역이니까 한 며칠 푹 쉬다가 갑시다.”


“에게~ 고작 며칠?”


“여기 며칠이면 여기 다 둘러봐! 얘들아, 배고프지? 밥 먹으러 가자 ”


가족들과 함께 선착장을 빠져나가는 희민.


모텔인지 민박인지 모를 온돌 방안 술병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대짜로

누워 코를 골며 자는 로미. 갑자기 눈을 뜬다.


“아~ 이놈의 배꼽시계가 숙면을 방해하는구나!

아~ 속 쓰려 해장이나 하러 가야겠다.”


원래부터 깨어나 있던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로미


어선의 정박지에서 황 이장과 달수가 어구를 정리하고 있고 촌장과 총무, 청년회장이 정박지로 들어선다. 달수에게 다가오는 촌장.


“어이 달수! 오늘 잠시 이도에 물건을 찾으러 가야 하는데 자네가 좀 데려다줄 수 있겠나?”


“야 촌장님 그려유. 언제 가시는데유?”


“조금 있다가 가려고 하네만.”


“그럼 제가 요놈 정리를 해야 허니께, 한 시간만 있다가 가면, 안될까유?”


“뭐 그럴 필요 있어? 달수 너는 그냥 마저 정리해 내가 촌장님 모시고 갔다 올게.”


“그래도 되겠나? 황 이장?”


“네 촌장님, 저는 오늘 바다도 안 나가니까 시간 많아요. 촌장님 지금 가실까요?”


“그래 주면 고맙고 이거 괜한 신세를 져 미안하네! 황 이장.”


“고마워 황 이장.”


“형님 고맙습니다.”


달수를 대신해 황 이장이 이도를 데려다준다고 하자 총무와 청년회장도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뭐 먼데 가는 것도 아니고, 요 앞인데 괜찮습니다. 다들 제 배로 가시죠.”


촌장과 총무, 청년회장을 안내해 자신의 배로 앞장서는 이장의 표정이 왠지 서늘하다.


중국집에서 해물짬뽕으로 해장을 하는 로미는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원 샷 하고 ‘꺼억~’ 트림을 한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던 도중 또 누군가와 ‘쿵’ 부딪치는 로미다. 희민이 가족과 들어오는 걸 보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다 부딪힌 것이다. 짜증이 나는 희민은 그제 배에서 내릴 때 부딪힌 사람이 로미라는 걸 한눈에 알아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만 하고 밖으로 나가는 로미.


“뭐야? 일부로 그러는 거야? 눈이 없는 거야?”


밖으로 나온 로미는 중국집 주변을 배회한다.


“그래! 어차피 정착은 텄으니 오늘은 산책이라는 걸 한번 해봐야겠군.”


황 이장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촌장, 총무, 청년회장 오늘따라 파도까지 잔잔하다.


“오늘따라 파도도 잔잔하구먼.”


“그러네요. 촌장님. 장판이네요!”


배를 운전하는 황 이장의 표정이 여전히 서늘하고 바다로 나간 지 얼마나 지났을까? 황 이장이 유속이 센 물골 쪽으로 배를 몰아간다.


“황 이장 왜 이쪽으로 가는 거야?”


“형님 이도는 저쪽 아니에요?”


“이봐 회장. 모르는 소리 마, 이쪽이 유속은 세도 지름길입니다. 총무님.”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의 황 이장이 거침없이 배를 몰아 유속이 센 곳으로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배가 갑자기 멈추어 선다.


“어? 이게 왜 이러지?


긴장한 황 이장이 배를 계속 조작하나 배가 움직이지 않는다.


“황 이장? 무슨 일이야?”


배가 움직이지 않자 총무가 이유를 알아보려 황 이장이 있는 조타실로 향한다.


“총무님 배가 안 움직여요. 엔진이 고장 났나?”


“내가 한번 봐 볼게!”


조타실로 향해오는 총무의 머리를 갈고리로 내려치는 황 이장 갑작스러운 기습에 머리에 피를 흘리는 총무.


“황 이장? 지금 뭐 하는 짓…”


황 이장은 다시 한번 공격해 총무의 등에 갈고릴 박아 넣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하는 총무를 발로 차서 바다에 빠트려 버린다.


“뭐야? 황 이장 형님! 뭐 하는 짓이에요?”


황 이장이 총무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서 조타실로 다가오는 청년회장에게 황 이장은

1.5m 길이의 삿갓대로 내리쳐 버린다.

공격을 받고 정신을 잃은 청년회장.


한편 바다에 빠진 총무는 다시 배로 올라오려 하자 황 이장이 삿갓대로 계속 내리친다.

삿갓 대 공격에 힘이 빠진 총무는 서서히 정신을 잃는다.


이를 모두 지켜본 촌장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황 이장은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황 이장을 바라보는 촌장은 오히려 더 덤덤하다.


“그러게, 늙은이 그만 좀 해 먹지? 뭘 그렇게 끝까지 해 먹어? 무시까지 해가며?”


“황 이장 이게 다 무슨 짓인가?”


“이제 우리 마을은 너 같은 구시대는 필요 없어 세상은 나 같은 다음 세대를 원해! 이제 죽어!”


촌장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는 황 이장. 서서히 숨이 막히고 호흡이 멈추는 촌장 얼굴이 잠시

개구리로 변한다.

점점 그렇게 촌장의 숨이 끊어진다.


죽음을 맞이한 촌장을 바다에 던지는 황 이장.

촌장의 시신은 바다 밑으로 점점 가라앉아한 곳에 멈추더니 몸이 굳어 산호가 된다. 총무 역시 바닥으로 가라앉아 얼굴이 잠시 개구리로 변하고 굳어버리며 갈고리가 등에 박힌 채 산호가 된다.


촌장을 바다로 던져 버리고 배 위에서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서 있는 황 이장, 정신을 차린 청년회장이 황 이장에게 달려든다.

배 위에서 두 사람의 격투가 시작된다.


서로 때리고 밀리기를 한참 실랑이하지만 결국 힘으로 청년회장에게 밀리는 황 이장에게 청년회장이 올라타 주먹을 날린다.


한참의 주먹세례를 받던 황 이장은 마지막 힘을 다해 배 안 그물을 청년회장의 다리에 묶고 양승기를 작동시킨다.


양승기의 힘에 그물과 끌려가던 청년회장의 몸을 그물로 다시 한번 감싸고 칼로 그물을 잘라 그물과 엮여 옴짝달싹 못 하는 청년회장을 바다로 밀어버린다.


바다로 떨어진 청년회장은 몸부림치지만, 그물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한참 발버둥을 치던 청년회장의 바닥에 몸이 굳어 그물이 걸린 산호초가 되어 버린다.


바다를 바라보다 망치를 들고 배의 외관을 조금씩 부수는 황 이장.


쭈쭈바를 물고 한량처럼 섬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로미는 어선의 정박지 도착한다.


“이곳은 환경오염 사례가 없는 곳이군.”


그리곤 정작 자기가 다 먹은 쭈쭈바의 포장을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버린다. 그리곤 주위를 둘러보는데 고기 배 근처에서 어구를 정리하는 동진과 마주치는 로미는 동진이 반갑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죠? 식당 가는 길 알려준”


괜히 동진한테 가서 말을 걸어보는 로미.


“네, 그런데요. 왜요?”


“왜 긴요? 어제 길도 알려주시고 참 촌장 님하고 어제 파출소 같이 오셨죠?”


“네.”


“두 분이 아시는 사이인가 봐요?”


“네 저희 할아버지예요.”


“아 할아버지시구나?… 잠깐?! 그럼, 여기 정착할 방법도 알 수 있는 거 아니야?”


“뭐라고요?”


“아니요! 절대 아무것도 아니에요!”


“동진아~~! 뭐 하냐~~~? 노 올~자!”


소리 난 방향을 쳐다보는 동진과 로미 멀리서 기훈이 다가온다. 점점 다가오던 기훈이 로미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다시 한번 살인미소를 날린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럼 이만, 다음에 봐요!”


기훈의 미소를 본 로미는 뒤도 안 돌아보고 정박지를 떠나버린다.

영문을 모르는 기훈이 다가와 동진에게 묻는다.


“무슨 일 있었어? 왜 저렇게 황급히 가냐?”


“글쎄? 니가 마음에 드나? 부끄러워서 그런가?”


“그런가? 말을 하지! 잠깐! 저거 뭐야? 아빠?!”


그때 바닷가에서 외관이 망가진 황 이장의 배가 털털거리며 들어온다. 직감적으로 무슨 일 있었다는 걸 느끼는 동진과 기훈이 배가 들어오는 곳으로 달려간다.


눈물을 흘리며 배를 정박하는 황 이장 배에서 내리자마자 평소에는 못 잡아먹어 안달하던 동진에게 다가와 울면서 무릎을 꿇는다.


“미안해! 동진아! 사고가 있었어!”


“이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이도로 향하다가 지름길로 가려고 유속이 센 수로로 들어갔다가 배가 멈춰서 사고가 났어!”


“!”


멀리서 이장의 배를 본 달수와 어업에 종사하는 마을 주민들도 황 이장에게 달려온다.


“뭔 일이여? 황 이장?”


“다 내 잘못이야!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서 다 나 때문에 죽은 거야! 달수야!”


“야 인마 봉식아 똑바로 말을 혀봐! 그게 다 몬 말이여?”


“배가 멈춰서 물 꼴에 빠져서 촌장님, 총무, 청년회장 다 물에 빠졌어! 산호가 됐어!”


“!”


아무 말도 있지 못하고 그대로 멈춰버린 동진과 마을 사람들.


“나도 충격으로 넘어졌다가 배는 다 깨졌는데 조타기를 잡고 있어서 안 날아간 거야! 그래서 겨우 여기까지 왔어!”


황 이장이 자기가 부순 배의 외관을 가리키며 대성통곡을 한다.


“거기가 어디예요? 이장님 제가 한번 가볼게요!”


“다 소용없어 동진아, 내가 살려보려고 하다가 산호가 된걸, 보고 온 거야! 미안하다 동진아!

다 내 잘못이야! 날 죽여줘 동진아!”


오버하면서 동진 앞에서 무릎을 꿇어 바닥에 머리를 찧는 황 이장을 달수와 마을 주민들이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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