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개구리 05화

개구리

정착

by 샤프 심

이곳에 정착하고 싶다는 말에 표정이 바뀌는

촌장.


“아이고 정말 고마운 일이네, 그런데 어쩌지? 보시다시피 이곳은 처자가 할만한 일도 없고 또 여기는 집성촌이라 타지 사람의 이주를 받지 않는다네.”


“그래요? 어르신, 촌장님이시죠? 혹시 방법이 없을까요? 말씀드렸듯 저는 환경운동가라 직업을 구하는 게 아니라 제가 이곳의 환경운동에 앞장설게요.”


“음… 아무리 그렇게 말을 해도 우리 마을은 외지 사람을 받지 않아요.”


“방법이 없을까요? 제가 이곳 환경담당 할게요!”


“글쎄? 없을 듯한데.”


“그럼, 이곳에 행정업무를 보는 곳이 어디죠?”


“보통 행정은 마을회관에서 진행하고 아가씨 같은 경우는 면사무소 업무라 이장이 담당하는데… 소용은 없을 듯하네만.”


“촌장님, 이장님은 어디 가야 뵐 수 있죠?”


“지금은 회관에 있을 텐데, 그건 왜?”


어차피 이곳에 정착시킬 수도 없고 마음도 없던 촌장은 마을회관의 위치를 알려주고 가서 이장을 만나보라고 한다. 로미는 촌장에게 인사를 하고 마을회관으로 향한다.


“되게 비싸게 구내! 내가 이장님을 설득해서 나의 저력을 보여주겠어.”


마을회관을 찾아간 로미는 회관으로 들어가고 이장을 찾는다. 하지만 회관에는 아무도 없다.


계속 회관의 이곳저곳을 찾아보던 로미의 눈에 ‘촌장실, 외부인 출입 금지’라는 간판이 달린 문이 눈에 들어오고 그곳에 있을까 싶어 노크해본다.

대답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가는 로미.

촌장실 안에 들어서자 갖가지 오래된 물건들이 보인다.


신기한 듯 물건들을 둘러보는 로미는 고서 같은 그림책을 발견하고 그림책을 보자 여러 종류의 개구리 그림들이 보이고 마치 얼굴은 개구리인데 몸은 사람인 것, 같은 모습들이다. 켄타우로스의 개구리 버전 같은 모습의 책을 흥미롭게 보던

로미는 촌장의 책상 위에 있는 작은 상자를 발견한다. 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보려고 하는 순간.


“거기, 누구야?”


놀라서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는 로미.


“몰래 들어온 게 아니라 이장님 만나 뵈러 온 거예요.”


“아니! 내가 이장인데 나는 아가씨를 몰라!”


로미를 무작정 파출소 잡아끌고 온 이장이 불법침입으로 신고하고 뭔가 오해가 있다며 로미가 항변을 하고 있다.


“촌장님이 회관으로 가면 이장님을 만날 수 있다고 했어요!”


촌장님이란 말에 파출소 순경과 이장은 흠칫 놀란다. 파출소 순경이 조심히 말을 꺼낸다.


“저희 촌장님과는 어떤 관계이신지요?”


“여기 촌장님 저기 바닷가 바로 앞집 살죠?”


‘어떻게 알지?’ 긴장하는 순경과 이장.


“내가 아까 촌장님하고 밥 먹고! 커피 먹고! 다했어. 이거!~ 촌장님 불러줘요!”


잠시 후 촌장과 동진이 파출소 안으로 들어온다. 눈물 콧물을 흘리던 로미는 촌장을 보자 안도의 한숨과 미소가 지어지고 뒤따라 들어온 동진을 보자 이상하게 반가운 기분이 든다. 반면 동진을 본 이장의 표정은 굳어진다.


“촌장님~!”


남들이 본다면 꽤 나 가까운 사이로 오해할 듯이 로미가 큰소리로 오버하며 촌장을 반갑게 맞이한다.


“황 이장 무슨 일인가?”


“아니, 글쎄 이 아가씨가 촌장님 방에서 이것저것 보고 있더라고요.”


잠시 표정과 눈빛이 흔들리지만, 촌장은 표정을 숨기고 황 이장에게 얘기한다.


“내 이 아가씨가 여기 정착하고 싶다고 해서 내 황 이장을 만나보라고 회관에 가라고 한 건 사실이네, 하지만 회관의 아무 곳이나 이곳저곳 들어가라고 한 적은 없네.”


“그러니까요.”


촌장이 정색하며 얘기하자 주눅이 든 로미, 하지만 진실을 말해야 하기에 모기 같은 목소리로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그게 아니고…요. 이장님을 찾아보는데 아무 데도 안 계셔서 찾아보느라….”


“다시는 그러지 마시게!”


“네.”


촌장이 더욱 강경하게 얘기하자 촌장의 기에 완전히 눌리는 로미는 한 옥타브 더 작아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이 순경, 이 아가씨 그냥 보내주게나. 그리고 황 이장, 내 이 아가씨가 우리 마을에 정착하고 싶다고 얘기하기에 우리 마을 예전부터 집성촌이라 타 지역 사람은 정착할 수 없다고 설명을 해주었네. 그래도 이장을 만나 설득해 보겠다고 하니 황 이장이 왜 정착할 수 없는지 행정적으로 설명 좀 해주시게.”


“네, 촌장님.”


“그리고 아가씨는 여기 이장님께 설명 잘 듣고 더는 마을에서 소란 피우지 마시고 여행 잘하시고 조심히 돌아가시게나.”


원론적인 말만 전달하고 파출소 나가는 촌장의 뒤를 따라나서는 동진은 나가면서 돌아서 로미를 힐끗 본다. 파출소를 나서는 촌장의 뒤로 이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러니까 아가씨 여기는 집성촌이야 다 한 가지 성씨를 가지고 사는 마을이란 말이지.”


“성씨가 다 같다고요?”


“그렇지.”


“이장님 성씨는 뭐예요?”


“나 황 씨”


“저기 순경님은 아까 촌장님이 이 씨라 했는데요?”


“그거야 이 순경은 공무원이니까 육지에서 근무하러 파견을 와서 그렇고.”


“그럼 촌장님 성씨는요?”


“김 씨야.”


“성이 다르잖아요. 그건 뭐예요?”


“그건 촌장님 사모님이 여기로 시집을 오시고 애들 낳고 다른 성씨를 가진 사위들이 들어오면서 각성바지 마을이 된 거지, 여기 대부분 우리가 이종 사촌지간이라 그런 거야 여기 다 사촌끼리만 살아요.”


“저 그럼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그럼 아가씨가 여기로 시집을 와!”


“아빠 여기서 뭐 하세요? 한참 찾았네?”


황 이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파출소 밖에서 아버지를 발견한 기훈이 들어오고 로미를 보자 낮에 마주친 게 반가운 듯 보는 사람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한 살기 있는 살인미소를 날린다.


“어! 기훈아, 아가씨 여기 우리 아들인데 심성 좋고 나 닮아 얼굴 잘생겼지? 또 고기 잡는 능력은 얼마나…”


“이장님 뜻 알겠습니다. 저 육지로 돌아갈게요.”


황 이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파출소를 도망가듯 나가버리는 로미, 말을 하려던 자세로 멈춰 선 이장, 들어오자마자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되지 않는 기훈. 달려 나가는 로미의 뒤로 황 이장이

장난치듯 외친다.


“우리 아들이 아가씨 이쁘데요~!”


“아빠, 무슨 일이에요?”


“다신 정착한다는 소리 못 하겠지?

아! 기훈아 내가 소개팅… 아니다. 가자.”


파출소 앞에서 도망가듯 달려 나가는 로미.


“x 될 뻔했네! 이래서 섬 노예가 되는구나?

그냥 며칠 힐링 여행이나 하다가 가야겠어! 아이씨! 소름 돋아! 씨x!”


기훈의 미소를 다시 한번 되새기자 험한 생각이 나 비명과 진절머리를 치며 묵을 숙소를 찾아

무작정 달리는 로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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