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로션과 폐경과 꿈
엄마 몸은 곪다가 뭔가로 변했고 점진적으로 죽어 갔다
엄마는 상처로 믿고 소독약, 빨간약, 후시딘을 돌아가며 발랐다
온 몸땡이가 땡기고 따끔거려 괴로워
그냥 자다가 콱 죽었으면 좋겠다
대용량 바디로션을 샀다
엄마에게는 보습에 좋은 피부 연고라고 말했다
뭐든 아끼는 엄마인데
바디로션은 푹푹 짜 바른다
생리할 때가 지났는데 없다
생리가 묻지 않은 생리대를 갈고 있다
곧 폐경이 올 것 같다
아빠는 이상한 꿈을 꿨다한다
집 텃밭에 과일나무를 심고 있었는데
구경꾼 중 하나가 나무를 왜 심는지 물었다고 한다
왜, 심기는 왜 심어요
키워서 열매 따먹으려고 심지요
미끄덩한 점박이 장어
만지려고 손을 뻗어도 미끄러져 나갔다
엄마 등이었다
엄마가 깰까 봐
엄마가 깨지 않을까 봐
조용히 울었다
손등 위 눈이 닿았다
스민다
엄마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