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latONG Jun 10. 2024

2. 한강

거짓말 같은 하루_230401

일기를 미루고 미루다 문득 나의 기록들을 멈춘 것이 과연 단순히 고단해서일까 아픈 기억들을 되새기고 싶지 않아서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날로 돌아가  난 다시 내 기록을 되짚어 보려 한다.


작년 후반부터 올해 초까지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R은 나랑 굉장히 다른 듯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나아가기 직전 시작점에 앞둔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길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 사람에 대한 아쉬움,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외로움. 이 모든 게 공감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깊은 대화를 직장 동료와 평소에 그리고 이런 따뜻한 봄 주말에 잠원한강에서 나누고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지..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


애착불안이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내가 그런 사람임을 너무 직감했다. 평소에 내가 하는 사랑에 대해 형용할 수 없었는데 그 말을 듣고 우리가 그런 사람이었음에 깊이 공감했다. 그것이 절대 틀린 것이 아니고 자존감이 낮은 문제가 아님에도 그저 속상했다. F를 걱정하는 나의 그 안타까움이 속상했다.


생일에 받았던 편지들도 떠올랐다.

나도 빛을 내고 있다는 D의 편지, 행복만 하자는 S의 편지 그들의 편지를 읽고 괜히 울컥한 게 아니다. 지금의 나에게 너무 필요했던 말이어서 일거다.


한강에서는 확실히 많은 힘을 얻는다.

행복하고 벅차오르고 거기서 보낸 모든 순간들이 나중에 나의 인생에 엔딩크레딧이 되길 바란다.

그 순간들에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때 내 인생에 한 조각 한 부분이 되어주었다면

그 엔딩이 어땠건.. 영광이다.

그날 R이 그랬다.


<동행_김동률>

이 노래는 R을 새해 때 울렸던 곡이라고 했다. 나에게도 많은 위로와 어루만짐이 된 노래가 되었다. 눈부신 야경과 따스한 오늘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노래였다.


건대에서 공부하고 강남으로 달려와 반포까지 한강 따라 걷고 벚꽃과 마무리한 그날의 하루.


우리 둘 다 그날을 오래오래 기억하길...

이전 01화 1. 거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