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낙원 노트] 아무것도 아니기에, 뭐든 될 수 있다.

키즈 모델은 빼고요.

by 낙원
FKJ – Sunday : 일요일 아침처럼 여유로운 리듬으로 시작해 보세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강함은 근육의 단단함이나 체력의 우월함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불굴의 의지와 따뜻한 유연함에서 피어나는 힘이다. 얼마 전 우연히 들은 강연에서 진정으로 멘탈이 강한 사람은 올곧고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 '회복 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았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능력, 좌절 후에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힘—그것이 진정한 강함이라는 말에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스스로를 지켜낼 뿐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삶은 때로 거친 파도처럼 밀려와 우리를 흔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소나무처럼 굳건히 뿌리내리는 강인함도 필요하지만, 대나무처럼 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탄력을 더 사랑한다.


몇 해 전, 창업 투자에 관한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준비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밤을 새웠던 날이 떠오른다. 자료는 부족했고, 동료들의 기대는 높았다. 그날 밤 어머니가 어릴 적 들려주시던 대나무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대나무는 폭풍 속에서도 부러지지 않고, 바람이 잦아들면 말없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순간 깨달았다. 상황을 완벽하게 바꿀 수는 없어도, 내 반응만큼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음 날, 나는 불완전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작은 용기가 오히려 팀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강함은 고집스럽게 버티는 데만 있지 않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부드러움이야말로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나는 그런 유연한 강함으로 내 안의 파도를 건너고 싶다.

내가 꿈꾸는 강한 사람은 혼자 빛나는 영웅이 아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 단련된 마음으로 다른 이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앞만 보고 달리는 데 있지 않다. 뒤를 돌아보며, 넘어진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따스함에서 나온다. 나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 삶의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길이 되어주는 사람 말이다.

지금의 나는 어쩌면 작고 부족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흔들리고, 넘어지고, 때로는 방향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그 빈틈과 연약함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숲처럼 숨어 있다. 나는 완성된 무엇이 아니기에, 어떤 모습으로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오늘의 부족함은 내일의 강함을 위한 발판이다. 이 깨달음이 나를 더 깊이 성장하게 하고, 마음속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게 한다.

강한 사람이란 단순히 힘이 세거나 꺾이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포기하지 않는 의지로 자신을 다듬고, 대나무처럼 유연하게 세상을 품는 사람이다. 나 역시 언젠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서, 무엇이든 될 수 있거든요."


완벽하지 않은 내 모습이 때론 부끄럽지만, 바로 그 미완성이라는 여백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이 무한히 열리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싶다. 나의 연약함을 끌어안으며, 그 안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타인과 함께 나아가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낙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