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4구, 카페오테크 La Caféothèque
30대가 지난 뒤 느끼는 건 쉽게 친구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는 어렵지 않게 대화가 이어지고 금세 친해진다. 이럴 때 보면 나이 들어도 친구가 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곧 취향은 나와 상대의 연결고리 같달까. 내 취향이 뭘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이 곧 나의 취향이니까. 파리 4구, 시청 근처 센 강변을 바라보는 카페 라 카페오테크 안에는 ‘커피’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파리 카페 투어를 한참 재밌게 할 무렵 알게 된 마레지구 근처의 카페. 파리의 유명 인플루언서 페이지에 가면 이 카페 사진은 꼭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파리에서 커피 부심을 부릴 수 있는 대표적인 카페였다. 파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 카페는 '파리를 간다면 꼭 방문해보라'고 소개할 정도!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원두가 진열된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원두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구나. 원산지도 다양하다. 깊고 진한 원두향이 카페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 이집 커피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나에게 바리스타 친구 한 명이 있는데, 커피를 마실 때면 제법 진지해진달까. 차분하게 와인을 마시듯 음미하며 커피 안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을 찾는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라면 전국을 찾아다니는 그 친구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던 곳. 여행 중에도 참여할 수 있는 커피 원데이 클래스부터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바리스타 수업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손님과 직원이 자유롭게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취향이 같은 사람들이 만나 즐거울 수 있는 곳. 파리에서 친구 만들기 이곳에서라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아.
그럼 나는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각 카페마다 담긴 스토리,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카페 한 곳을 지속적으로 가기보단 다양한 카페를 다니는 여행이 즐거웠다. 만약 내가 커피를 더 좋아했다면 이 카페를 더 자주 드나들었겠지?
커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좋아할 만한 편안한 분위기. 전문적인 커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카페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친구와 함께 가기도 부담 없다.
커피를 잘 알지 못해도 맛있는 커피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고소하고 깊은 풍미의 커피 한 모금. 맛있는 커피를 마신 탓이었을까, 이날 따라 공부도 참 잘 되었는데. 쓰다 보니 그리워지는 커피 맛. 내일은 진한 커피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주소 52 Rue de l'Hôtel de ville, 75004 Paris,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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