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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Oct 20. 2024

[늦은 아침 생각] 가을에 봄을 그린다

웅이가 여니에게

겨울이 온다 그리고 
 뒤에 봄이 서있다
 좋은 가을  봄을 그린다

후드득 욱여 치는 비둘기의 날갯짓으로
 광장의 비둘기는 내게 박수를 보낸다
이리저리 잘린 발을 도약 삼아   있다고 
그렇게
 가을에 봄을 그린다

- 가을에 봄을 그린다 -


가을 논은 추수가 한창입니다.

벼 베고 난 후의 땅은 벼 밑동만 줄지은 채 맨 살을 드러냅니다. 요즘 가을은 봄 같은 가뭄에 미세먼지 가득한 가을이지만, 땅은 봄부터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주고 벌거숭이로 겨울을 맞습니다.


춥고 건조한 겨울바람에  맨살마저 쩍쩍 갈라져  것입니다. 아프고 쓰리겠지요. 하지만  같은 속도로 제자리 자전하고 태양주위를 공전하는  땅의 집합체 지구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할 것입니다.  시간의 힘으로 다시 봄날을 맞아 물을 가득 머금고 파릇한 새싹들을 가슴에 가득 채울 것입니다.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가을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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