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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Dec 17. 2024

버스 안에서 기다림

서서 기다리는 마음

좌석버스란 말이 묻힐 정도로 복도 가득 채운 아침 출근길은 익숙니다.


그런데 입석자가 두서넛일 때는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먼저 승차한 순서와 상관없이 신내림 받듯 지켜선 자리에 따라 빈자리가 생겨 자리에 앉을 수도 때론 내내 서서 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예측하기 어려운 빈자리 점지의 초능력을 기대하기보다, 젤 뒷자리에 두 다리 넓게 벌려 단단히 디디고 서서 가기로 합니다. 앉지 못하는 박탈감은 어느새 누그러지고 편해진 마음새와 튼튼해질 두 다리를 기대하게 됩니다.


본인의 의지와 능력으로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 집착, 시샘은 타인에 대한 미움도 싹트게 하고, 더 나아가 내 마음의 평화도 거두어 가기 마련인가 봅니다.

그것을 욕심이라 하겠지요.


오늘 조금 더 단단해졌을 두 허벅지로 그날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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