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잠들어버린 내 부신(부신피질기능저하증)

암보다 강한 여자의 삼중음성 유방암 정복기

by 박찌

사람 몸은 참 신기한 거 같다.

항암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이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든다.

항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작용 방지약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쓰고,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를 사용해 면역체계가 극강 되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진 것, 부신기능이 더 이상 코르티솔호르몬을 분비하지 않고 잠들어 버린 것이다.


키트루다의 부작용 중 호르몬 분비에 대한 대표적 부작용이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 있는데 나는 부신피질기능저하, 코르티솔이 1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체감하는 대표적인 증상은 피곤함과 식욕부진이다.

물론 회사를 다니며 항암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피곤함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과도하게 피곤하고 식욕이 없다.


감염으로 인한 고열로 매일매일 피검사를 하던 도중 전해질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교수님은 추가검사를 진행하셨고 부신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분비내과 협진 추가요~!


지금까지 항암 치료를 진행하며 진료받았던 과는

- 유방외과(기본)

- 산부인과(질염, 질건조증으로 인한 종기)

- 피부과(허리부터 생기기 시작한 모낭염)

- 순환기내과(심전도에서 약한 부정맥 소견)

- 감염내과(고열로 인한 감염원인 확인)

- 항문외과(고열 원인 찾던 중 변비로 한번 찢어짐)

- 비뇨기과(취침 중 잦은 소변)

- 내분비내과(부신피질기능저하증, 갑상선 추적)


헐.. 정리하고 보니 정말 많은 과에 협진을 보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교수님은 환자가 체감하는 증상에 귀 기울이고 확실히 체크할 수 있도록 협진과 검사를 아끼지 않으셨다는 거!!


사실… 항문외과 까지는 ㅋㅋㅋㅋㅋ

입원 중 잘 못 먹고.. 해서 변비가 온 건데..

응아 하다가 변기가 시뻘게져서 놀라긴 했지만..

그거 한번 말씀드렸다가 바로 협진..

손가락 후비적후비적(ㅠ.ㅠ)


다른 과는 일회성이거나..

항암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일시적 상황이었는데..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은.. 앞으로 추가 약을 복용해야 한다.


코르티솔!!

스트레스에 대항해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담당


우리 몸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상처, 감기, 외부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스트레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혈액을 방출시키고, 맥박과 호흡증가, 근육긴장, 정신 또렷, 감각기관 예민, 그리고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뇌로 바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집중시키는 일도 한다.


난… 이런 역할을 하는 애가

더 이상 내 몸에서 분비되지 않는다..

망했네…ㅡㅡ;;;;


내분비내과 주치의는 김지현 교수님

친절하게 현재 상태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내가 느끼고 있는 증상들에 대해서 꼼꼼히 질문하시며 체크해 나가셨다.


분비되지 않는 호르몬은 경구약으로 대체하고

잠든 부신 기능이 깨어나도록 용량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보자고 하셨다.

#제이알히드로코르티손

잘 부탁해..ㅠ.ㅠ.ㅠ.ㅠ.ㅠ.ㅠ


일상생활에 필요한 호르몬,

수술이나 질병이 생겼을 때 필요한 호르몬,

상황에 따라 필요한 양이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건 내가 내 몸에 반드시 집중해서 컨디션을 체크해 나가야 한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부작용이지만

충분히 다시 되돌릴 수 있다.

부신 기능이 깨어나는 그날까지

주치의 교수님을 믿고

더 세심하게 내 몸 살피고 아끼면

언젠가 부신은 깨어날 거라고 믿는다.

급할 거 없어.. 하나씩 하나씩

원래대로 돌아오면 되니까.. 힘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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