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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폴리 Jan 27. 2019

내가 요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요가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다 #1

고민은 친구가 보낸 사진 하나로부터 시작되었다. 종종 요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친구가 카톡으로 이미지 하나를 보내주었다. ‘드리시티’라는 요가센터의 지도자 과정을 소개하는 포스터였다.




친구는 얼마 후면 일을 그만 둘 예정이라고 했다. 그 기회를 틈타 올해 초에는 꼭 요가 지도자 과정을 할 거라고 다짐을 밝혔다. 지도자 과정의 교육 방식이나 커리큘럼이 각 센터마다 차이가 좀 있는데, 친구는 여러 요가원 중 3군데로 그 후보를 좁혔다. 그중 한 곳은 여기인데 어떨 것 같냐며 나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이다.  


출처 : 드리시티 요가 홈페이지 / 친구에게 온 이미지 한 장이 바로 이 포스터이다.


드리시티의 요가 지도자 과정(Teacher Training Course / 줄여서 TTC)을 살펴봤다. 내가 지금까지 수련해온 아쉬탕가 요가를 베이스로 빈야사, 인요가 등을 익히고, 지도 테크닉과 철학, 호흡, 해부학까지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 특히 수강 대상에 '아픔과 부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도와 수련을 원하는 분'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약간 불편한 내 발목과 무릎이 떠올랐다. 그리고 사실 드리시티 요가에 대해서는 원장님이 남자분이라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경석 원장님의 블로그와 SNS에 종종 들어가서, 그가 요가 수련에 대해 남기는 글과 던지는 화두를 자주 접해왔다. 내가 만약 요가 지도자 과정을 한다면, 처음 요가를 시작했던 마이트리 요가 또는 김경석 원장님이 계시는 드리시티 요가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주위에 많은 강사분들로부터 김경석 원장님이 좋은 선생님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아왔다. 이런 간접 경험들을 통해 그에 대한 신뢰가 자연스럽게 쌓였던 찰나에, 친구가 보낸 포스터는 자연스럽게 드리시티 TTC에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친구는 작년 이맘때부터 요가 지도자 과정을 고민 중이었다고 했다. 여러 요가원의 교육 과정을 다 찾아보고 다이어리에 기록도 해놨었는데 결심을 미루다가 1년이 지나버렸다고. 사실 그때 했더라면 충분히 회사를 다니면서도 할 수 있었겠구나 싶었고, 마침 이제 퇴사도 하는 마당에 못할 게 뭐 있나 싶어서 더 늦기 전에 결심을 했다고. 올해는 정말 열심히 해서 지도자 과정을 잘 마쳐볼 것이라며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는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도 함께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래, 나도 작년에 이런 생각을 했었지. 요가에 대한 글을 쓰면서 내년에는 지도자 과정을 해볼 것이라고 브런치에 남겨놨었지. 하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일정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터라, 그냥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해야지라며 미뤄두었던 지도자 과정이었다.


제가 작년에 쓴 글 중 발췌했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 참고해주세요.


1년 6개월 동안 요가를 배우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처음에는 유튜브와 책을 보면서 요가를 배웠기에 체계적이거나 정확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요가센터에 등록했다. 선생님께 배우면서 동작 하나하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지만, 그 동작들이 어떤 운동 효과가 있는지, 해부학에 맞춰서 어떻게 동작들을 정렬하는지는 잘 모르고 그냥 했다. 근거 있는 이론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더 깊이 요가를 알고 싶다는 욕구가 어느 순간부터 일기 시작했었다.


사실 나에게 지도자 과정의 의미는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기보다 '요가를 더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다. 나름 요가에 대해 책으로도 공부하고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들을 찾아보고 있지만, 어떤 게 바른 것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내게 없었다. 그래서 남에게 요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 스스로도 깊이 있는 지식이라고 자부할 수 없었다. 몇 개월은 내가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요가를 안다면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고, 모른다면 아직 많이 모르는 것 같았다. 이 시점에 지도자 과정을 듣는다면 그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채울 수 있을 것 같았고, 나의 요가가 단순한 취미에서 더 나아가, 전문성을 가지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일꺼라 확신했다.


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b/b1/Yoga-retreat.jpg


나는 원래 무엇을 시작하면 6개월 이상 꾸준히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요가를 1년 넘게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놀랍기도 하고, 요가가 나에게 꽤 잘 맞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 했다는 것은 내가 요가를 더 장기적으로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케미가 존재한다는 것이겠지? 아직은 TTC에 도전하기에 몸과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친구와 TTC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 마음속에 울림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을 느꼈다. 어렴풋이 꿈에서만 그리고 내 상상 속에만 있던 지도자 과정이 친구와의 대화 중 머릿속에 구체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실체가 생기기 시작했고 설렘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요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재차 나 자신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될 수 있을 거야'의 불확실한 대답이 들려왔지만, 거듭되는 질문에 내 머릿속의 대답도 거듭하여 바뀌고 있었다. 될 수 있겠어, 될 수 있어, 되어야겠어, 되고 싶어, 될 거야, 꼭. 어느덧 결심이 섰다. 요가를 서른 넘어서 시작한 것도 아쉬운데, 더 아쉬워하지 말고 실천에 옮기자. 마음속엔 강한 확신이 들어찼다. 이제 나는 언제 어디서 지도자 과정을 수강할지 결정만 하면 된다. 실천을 위해 구체적인 것을 고민해야 했고, 궁금했던 드리시티 요가센터에 가서 실제로 수업을 들어보겠다고 결심했다. 친구가 보낸 사진 한 장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


응! 될 거야, 꼭



<요가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했다> 시리즈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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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폴리

광고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 및
캠페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가와 글쓰기, 일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소소한 기획,
문화 예술 등에 관심이 많은 5년 차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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