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요가, 그리고 삶에서 느낀 아픔, 그냥 넘어가지 말자
며칠 전 오랜만에 달리기를 했다. 30분 정도를 뛰었을 즘 무릎에 작은 통증이 찾아왔다. 10분 정도 더 지나고 내 무릎이 계속 이상하다는 것을 확신했고, 한 두 바퀴를 더 달려보다가 그만 멈추고 말았다. 이게 처음은 아니다. 한두 달 전에도 달리기를 했을 때 이렇게 무릎이 아팠다. 20대 초반에는 하루에 10킬로씩 매일 달리던 때도 있었는데 고작 5킬로 정도 달리고 무릎이 아프다니. 무릎에 문제가 있는 건지, 자세가 좋지 않은 건지, 이렇게 뛰고 나면 며칠간 걷는 것도 좀 불편하다. 그래도 계속 뛰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또 뛰어본다.
요가를 1년 반 정도 하면서도 종종 통증을 느낄 때가 있었다. 특히 척추를 트위스트 하는 자세인 마리챠사나 (Marichyasana) C 동작을 할 때 오른쪽 골반 안쪽이 찌릿한 느낌이 든다. 앉아서 한쪽 다리는 펴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접어 세운 다음, 몸통을 한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팔을 뒤로 돌려 무릎을 감싸는 요상한 동작이다. 그때의 통증은 둔탁하지 않고 뾰족했고, 뼈와 뼈 사이 관절에서 느껴졌었다. 그 자세를 할 때마다 아파서, 왜 그럴까? 위험한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자세를 거두면서 불안감도 함께 거두고 만다. 다음 시간에 와서 또 그 동작을 할 때 같은 아픔을 다시 느끼지만, 나를 더 성장시켜주는 자극일 거라고 믿으며 다음 동작으로 넘어간다.
달리기에서 오는 통증도, 요가 동작에서 오는 통증도, 처음에는 뭔가가 잘못되어 오는 아픔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달리기도 내가 평소에 안 달리다 보니 그냥 무릎이 피곤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계속 이 자극을 느끼다 보면 더 좋아지겠지 생각했다. 요가할 때의 골반도 내 몸이 틀어져 있었기에 바로 잡히면서 내게 오는 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내 몸이 성장하기 위한 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할 때마다 계속 아픈 것이 지속된다. 근육이 아픈 것도 아니고 관절이었다. 더 나아지지 않았다. 그럼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요가 지도자 과정의 선생님께서는 아픔과 부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하신다. 내가 최근 통증을 재차 느끼면서 문득 선생님이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아픔을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그게 관절일 경우는 더 위험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을 계속 하는 것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아픈 걸 좋은 자극이라고 생각하고 지속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맞다. 아픈 건 아픈 거다. 아픔을 자극이 아니라 감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감각에 집중하여 이게 아픈건지, 힘든건지,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으면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아보던지, 쉬던지, 병원에 가던지 해야한다. 어떤 몸의 움직임이 통증을 유발하고 있는데 그것을 계속 지속한다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평소에는 괜찮은데 특정한 움직임을 했을 때 아플 경우, 그 움직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자극과 아픈 것을 잘 구별하고, 계속 그 움직임을 지속할지, 바꿔야 할지, 그만할 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몸이 좋아지려고 운동을 하는데 계속 나빠진다면 그게 올바른것인가? 당연히 어느 정도의 고통과 힘듬, 통증은 운동과 뗄레야 뗄 수 없지만, 최대한 부상없이 하는 운동이 내가 원하는 운동이다.
그럼 우린 왜 아픈 것일까? 대부분은 우리 몸을 강하게 늘리거나, 강하게 수축해서 문제가 일어난다. 결국 과도하게, 쓸데없이 힘을 줘서 몸의 어느 부분이 조여져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하게 늘리는 경우는 뭔가가 끊어질 수도 있고, 과도하게 수축시키는 경우에는 뼈끼리 부딪히거나 신체 기관들이 우리 몸 내부에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단순히 근육이 힘들고 지쳤을 때는 몇 일 지나면 금방 회복된다. 하지만 관절이나 뼈와 관련된 기관은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한다. 계속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버티다 버티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부상의 경지까지 이르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신체 부위가 뭉치거나 뻐근할 경우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마사지는 신체가 과도하게 조여지거나 뭉친 것을 풀어주어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하게 힘이 들어간 신체 부위를 풀어줘서 우리 몸 내부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다시 조이게 되면 금방 근육과 인대, 뼈와 뼈 사이의 공간들은 다시금 쉽게 뭉치거나 좁아질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힘을 최대한 쓰지 말아야 한다. 올바른 연결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힘을 써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을 쓰듯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아도 그 자세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 아픈데도 쉬지 않고 계속 달리면 더 아프다. 다시 회복하기 힘들 수도 있다. 잠시 멈춰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힘들면 쉬어야지. 불필요한 힘을 쓰지 말아야 한다. 내가 아픈 걸 알아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을 과도하게 조이지도 말고, 강하게 늘리거나 수축하지 말자. 마음의 뼈가 부딪혀서 아플 수 있다. 내 마음의 공간을 확보해서 여유를 가지자. 필요하면 쉬면 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살다 보면 힘을 쓰고 과도하게 조여져서 뭉칠 수도 있다. 그럴 땐 자신만의 마사지샵에 가자. 그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본인의 취미가 될 수도, 휴식이 될 수도, 여행이 될 수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종종 삶의 뭉친 근육도 풀어주자.
그래도 더 달려야 할 때가 있다. 이미 삶은 부상으로 꽤나 아플지도 모른다. 나를 푸시하는 그 무엇을 정말 멈추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가 해왔던 방법을 바꾸던지 멈추던지, 잘 살피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완전히 내가 고장나버리는 불상사를 면할 수 있다. 우리의 인생은 꽤나 길지 않는가.
아픈 건 아픈 거다. 그냥 넘어가지 말자.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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