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시장에 나가
한 아름 꽃을 안고 돌아온 당신은
정성껏 예쁜 다발들을 만들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가
그 꽃다발들을 건네며
당신의 행복도 만개했다.
당신은 내게도 꽃을 건넸다.
다발이 되지 못하고 줄기에서 떨어진
한 송이었다.
그 한 송이가 바싹 말라 으스러지도록
아주 소중히 간직했다.
당신이 나에게 준 첫 꽃이었다. 첫사랑이었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은혜의 부스러기를 구했다.
그 한 송이로 충분했다.
그러나 당신은 한 다발을, 한 아름을,
아니,
당신 자신을 주었다.
그렇구나,
나는 꽃을 만들어 전달하는 당신을 선물 받았구나.
언젠가 꽃다발을 들고 내게로 올 당신은
존귀하고 아름다운 한 송이로다.
그 한 송이가 마르고 쇠하도록
아주 소중히 간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