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앞의 사소한 그것이 당신의 우주다

밋밋할수록 본질적이다

by 고요의 향기

오늘 우리가 스친 그 사소한 것들이 실은 우리의 세계를 이어가는 삶의 전부다.


사람이 죽음을 직면해 보면 그제야 일상의 작은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리운 일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심지어 그 순간에는 사소하고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일일수록 죽음이라는 대명제 앞에서는 더 그리워지고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것은 참으로 미묘한 순리다.


그 사소한 것이 세상에서의 이익보다 우리의 본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그렇게 사소한 것들이 우리의 본질과 맞닿아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사소하게 느끼는 것이지 실제로 작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아가 선택한 무엇이 아니고서는 모든 것을 사소하게 느낀다.


우리의 뇌를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는 20% 이상을 사용한다. 모든 정보를 공평하게 처리하면 뇌는 과부하로 타버릴 것이다. 따라서 뇌는 '생존에 직결된 것'이나 '내가 가치 있다고 선택한 것' 외에는 효율성을 위해 무시하는 경제적인 전략을 취한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다'라고 믿느냐에 따라 뇌가 구성하는 세상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통찰과 자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해 준.


아이를 부를 때의 따뜻한 마의 목소리가 어느 힘든 순간 아이를 지켜주는 힘이 되고, 겨울 추위에도 뽀송한 털로 당당하게 목련꽃을 보호하고 있는 겨울눈이 보는 이에게 추위를 이겨낼 힘을 주며, 건네는 인사 한 마디로도 누군가의 외로움을 위로해 주는 큰 힘이 되듯이.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부드럽고 섬세해서 그 작고 사소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흐름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것이 의식의 신비다.


스치는 ​목련의 겨울눈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봄꽃의 환희를 누릴 자격이 있으며, 물 한 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물 한 방울의 작은 힘을 믿는 사람은 바위라는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도 그것이 반복될 때는 더 큰 의미로 증폭될 수 있다.


그렇게 아무리 사소한 일에도 우리 모두의 본질 전체가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이치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이더라도 그대로 그 본질은 세상의 가장 소중한 것들과 지극히 평등한 본성의 꽃들이기 때문이다.


세상 그 무엇에도 그 자체로 우주가 존재하고 있고 세상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현자의 통찰처럼 말이다.


"​한 알의 모래에서 하나의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 안에 무한을 움켜쥐고,

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으라." (윌리엄 블레이크)


모래 한 알을 한 세계로 볼 줄 아는 사람은 모래 한 알에 온전히 머물러 그 속에서 세계의 이치를 볼 수 있고, 스치는 한 송이 들꽃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은 그 속에서 천국의 아름다움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한 사람의 손바닥 안에도 무한이 있고, 한 순간 속에서도 영원을 붙잡을 수 있으니 우리 앞의 이 사소한 것은 얼마나 위대한 것이냐.


그래서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일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소하게 여겼던 그 일은 실은 다만 우리가 사소하게 여겨 우리의 의식권에서 구석으로 내쳐 놓은 거대한 우주다.

그 우주를 제 위치로 다시 찾으려는 일일테니 사소하다고 여긴 그 인식을 다시 뒤집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


사소한 것은 없다. 다만 사소하다고 여기는 그 사람이 한 생각에 갇혀 있을 뿐이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금방 지구별에 닿은 어린 왕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라. 아무리 사소한 것이더라도 그 어디서 경이와 신비가 빠질 수 있으랴.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그 사소한 것의 의미를 아는 순간, 우리는 이미 우리가 딛고 있는 그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할 뿐입니다." (마더 테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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