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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커피를 마시는 일

매일의 반복, 긴장감을 유지하는 즐거운 일

by Sere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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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커피를 마시면서 느낀다.

좀처럼 편하게 마신 날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근래 들어서 더욱 그렇다. 날이 선 느낌이 든다.

일상에서 우리는 출근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업무적인 부분에 대한 대화는 지속된다.

그렇게 쏟아낸 하루에 대해 총평을 내리며

하루에 대한 기분을 결론 내리기도 한다.


MBTI를 생각해 보면 나는 ENFJ이다.

늘 구성된 공간에서 재미를 떠나, 조용한 분위기에

아주 못 견디며 대부분 자리했던 곳에선 말을 많이 하고 독려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내 의견이 닿아서 인정을 바라기도 했었지만 적어도, 작년부터는 바뀐 생각이 크게 있다. 물론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커피를 업으로 삼아서 오래 해왔지만

최근의 3년은 더 넓은 세상으로 들어왔다.

이전엔 반복의 반복인 그저 내리고 보여주고

그걸 증명하는 것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라고

아주 거창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다만, 지금은 방향이 살짝 달라졌다.

그러나 가는 길은 같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 자신이 돋보이고 빛나서 주도하는

그런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커피 마시는 일에서 의견은 내지만,

다 같이 하는 일을 만들고 싶고 어떤 하나의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 과정에서 서포트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


긴장을 가지는 것은 내가 온전히 마주하는 커피를

보다 객관화해서 평가할 수 있는 실력이 있기를,

그리고 누군가가 의견 내는 것을 취합하고

보다 나은 길로 갈 수 있는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면서 늘늘 출근하면서 다짐한다.


내가 얼른 배워서 숙지하고 숙달돼서

이 회사에, 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며

늘 마주하는 긴장감을 보다 즐길 수 있기를,


내가 드러나지 않아도 좋다.

그저 묵묵히 가다 보면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

이 마음을 알게 된 작년을 지나서

지금에 내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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