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 그로 인한 고령화는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1명당 0.778명이며 2024년 현재는 더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친한 동생이 둘째를 출산했다. 나는 더 이상의 임신을 원치 않기에 우리 아이가 입던 옷 중 입을만한 것들을 골라 선물했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언니, 동생 하며 편하게 지내왔고 부산을 떠나 타지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서로 힘이 되어주던 동생. 오랜만에 엄마가 되어 재회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한편으로는 그 시절 소녀 감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오랜만에 만나도 마치 어제 본 듯 편안했다.
"애국이 별거 아냐. 나는 1명, 너는 2명 낳았잖아? 우리가 애국자지 뭐."
"언니 유머감각은 여전하네."
"나는 1명이니까 오관순이라 불러줘."
"나는 2명이니까 *관순인가?"
"아니. 국가유공자니까 나중에 현충원에 묻혀야지."
"너무 웃긴데? 그럼 3명 이상은?"
"수목원을 만들어서 기념해야지."
"푸하하!"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편한 사이이기에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는 대화.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원하는 일과 성공을 위해 노력해 온 시간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답답했던 마음. 그나마 성장의 곡선을 그리던 시기에 갑작스럽게 알게 된 임신 소식.
그 당시 불안함과 막연함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우리 사랑이를 낳은 것이다. 제일 어려웠던 일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10개월의 임신 기간을 버틴 것이다.
외부의 인정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행복은 내 안에 있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 경기불황으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양육하는 경험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꾸기 힘든 기쁨이다.
'강요된 모성애의 얼굴'이라는 주제로 저출산에 관한 생각을 연재하는 중이지만 이번만큼은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임신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설 것이다. 결혼 5년 만에 아이가 찾아왔을 때조차 두려웠던 나. 막상 겪어보니 두려움보다는 맞이한 기쁨이 더 크다. 부디 이 글로 당신의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설렘으로 바뀌어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