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 책에서 말하는 일기란

잠시만요!

본격적으로 일기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일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책을 쓰면서 여러 도서, 블로그 및 영상을 찾아봤었는데 때로 일기의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져서 혼동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일기가 무엇인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비공개 일기

앞으로 제가 이야기할 일기는 기본적으로 '비공개 일기'입니다. 블로그 및 SNS로 일상을 공유하는 일은 흔해진지 꽤 되었습니다. 이웃나라에서는 본인의 일기를 모아서 책으로 출판하기도 하더군요. 이곳 브런치스토리의 '요즘 뜨는 브런치북' 순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에세이도 편집된 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공개 일기'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같은 일기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공개일기와 비공개일기 사이에는 꽤나 간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비공개 일기'의 이점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경험의 기록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 일기를 그저 문자적으로 생각해 보면 '하루동안의 기록' 정도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런 의미라면, 일기는 꽤 여러 가지 기록과 쉽게 연상이 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떠올려보면 일정이나 할 일, 목표, 아이디어 기록 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기란 단어에 사람마다 다른 것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기를 '경험의 기록'으로 정의하고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일기의 사전적 의미는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 (네이버 국어사전)입니다. 저는 여기서 핵심 단어가 '(내가) 겪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기를 '경험의 기록'으로 정의했습니다. 이제 일기와 또 다른 '하루의 기록들'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 지어 보겠습니다.


일기와 일정기록

우선 일기는 일정기록 또는 할 일기록과는 다릅니다. 일정이나 할 일은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래의 일들입니다. 주로 플래너에 기록하는 내용들이죠. 목적도 다릅니다. 플래너는 미래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수행하기 위해 남기는 기록입니다. 반면에 일기는 중요한 경험을 되돌아보며 교훈을 얻고 의미를 되새기는 등의 목적으로 남기는 기록입니다.


물론 일정이나 할 일을 기록하는 행위 자체도 경험의 일부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아래와 같이 일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플래너의 일정/할 일기록]
- 내일 오후 4시까지 과제 끝내기
-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 직장 미팅 예정
[일기]
오늘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일정(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 직장미팅)과 할 일(내일 오후 4시까지 과제 완료)을 작성해 봤다. 잘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플래너를 쓰니까 시간도 넉넉하고 정신도 맑아서 꽤 좋은 것 같다.


일기와 목표기록

목표기록 또한 아직 내가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목표나 다짐은 일기를 쓰다가 자연스레 함께 생각해 보게 될 때가 많습니다. 주로 실패를 경험한 뒤에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강연을 듣거나 인생멘토를 만나 대화하는 중에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일기를 쓰다 보면 그렇게 다짐이나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의 경험과 함께 자연스레 기록되는 것입니다. 


일기에 나의 목표와 가치관을 자극해 준 '비하인드 스토리'를 잘 남겨두면 후에 다시 읽을 때 식어버린 열정이 다시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목표 또는 할 일]
- 올해 체중감량 10kg
[일기]
- 병원에 갔더니 지방간이 있다고 한다. 배가 너무 툭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별로 보기 안 좋은 것도 있겠지만 이제 살 안 빼면 건강문제도 무시 못한다. 살 빼자. 
- 10kg 감량하면 선물을 주겠다고 하는 지인이 나타났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건강도 해결하고,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다니! 안 뺄 수가 없다, 이 정도면. 


일기와 영감기록

아이디어 메모도 위와 동일한 이유로 일기와는 다른 기록입니다. 하지만 때로 특정 경험이 직접적으로 새로운 영감을 촉발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일기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보통 저는 아이디어 메모앱을 따로 마련해 두고 그곳에 바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메모]
- 구글캘린더에 할 일, 일정 그리고 일기를 분리해서 통합관리 해보자.
[일기]
오늘 오후에 불렛저널 책을 읽고 난 다음 구글캘린더를 정리하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불렛저널의 방법을 구글캘린더로 재현해 보면 어떨까? 자꾸 일정앱과 일기앱을 왔다 갔다 하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일정을 보는 김에 일기도 쓰고, 일기를 쓰는 김에 일정이나 할 일도 쓰면 좋을 것 같았다.


직접경험과 간접경험

이제 제가 앞으로 이야기할 '일기'가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일기는 곧 경험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직접' 경험한 것만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간접 경험도 일기의 대상입니다. 지인에게서 들은 경험담 또는 뉴스나 유튜브 영상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등 모두 일기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전 01화 여러분도 일기에 진심이 되길 바라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