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많이 벌어도 여전히 불안할까?

돈이 많은 삶보다, 돈이 멈추지 않는 삶

by 최성호

가끔은 특별하지 않은 말 한마디가 오래 남는다. 크게 울리지도, 굳이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는데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내려앉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말들이 있다.


“요즘은 잘 버는 사람보다, 오래 버는 사람이 더 부럽더라.”


어느 친구의 말이었지만, 개인의 감상이기보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현실에 가까웠다.

우리 사회의 경제 환경은 이미 크게 달라졌다. 과거처럼 절대적인 결핍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시대는 아니다. 최소한의 안전망은 존재하고, 성실히 움직이면 하루를 버텨내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런데도 불안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이 소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워런 버핏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자산 규모보다 눈여겨볼 지점은 시간을 대하는 태도다. 그는 한 번의 성공에 기대기보다, 오랫동안 작동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깨어 있을 때만이 아니라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움직이는 시스템, 시간이 흐를수록 힘을 키우는 방식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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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식시장은 참을성 없는 사람의 돈이 참을성 있는 사람에게로 이동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 번의 큰 성공을 노리기보다, 시간이 쌓일수록 힘을 얻는 구조를 선택하라는 뜻이다. 또한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할 것이다”라는 말은 단순한 투자의 기술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태도를 꼬집는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이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화려한 부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그는 여전히 1958년에 구입한 오마하의 집에서 살고, 아침 식사는 맥도날드에서 몇 달러짜리 메뉴로 해결한다. 낡은 차를 직접 운전하며, 생활의 외형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그 선택의 배경은 단순하다. 더 많은 소유보다,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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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대부분이 바라는 것도 극적인 부의 도약은 아닐것이다. 이번 달이 지나도 다음 달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태, 잠시 멈춰도 삶 전체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조급해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말하는 ‘부’를 추구하는 목적일것이다.


100세 시대라는 긴 호흡 안에서, 한 번의 화려한 성공은 생각보다 빠르게 휘발된다. 반면 크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흐르는 소득은 삶의 속도를 조절해 준다. 불안을 덜어내고, 선택의 폭을 넓히며, 나에게 맞는 보폭으로 살아갈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그래서 어쩌면 진짜 경제적 자유란 통장에 찍힌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흐르는 시간 앞에서 덜 조급해지는 마음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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