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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02. 2018

장화 신은 피터

@the lakes

장화를 샀다. Made in Canada! 휴 딴건 죄다 수입하면서 장화는 왜 만들어 내지?? 요모 조모 살펴 보니 단단하고 이쁘게 잘 만들었다. 낚시나 사냥을 워낙 좋아들 하다보니 이런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 장화는 손수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나 보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

멋진 장화까지 신고 등장했으나 난 오늘 입질조차 못 받았다. 바트카 호수에선 네곳이나 자리를 옮겨 시도했고 잭 피쉬 레이크에서의  fishing dock, 모두 아무도 없었다. 물고기들은 가을맞이 운동회나 호수 전당 대회등에 참석한 것이 분명했다.

Who cares! 그럼 어때 상관 안해! 물고기 너희들이 나랑 놀건 안놀건.. 이렇게 속으로 큰소리 쳤지만 마침 읽던 책을 깜박하고 가져 오지 않았고 장작불에 구워 먹을 바베큐용 소시지나 옥수수도 가져 오지 않아 그저 그림 같은 풍광만 실컷 즐겼다. 또 호수의 수면이 활주로 인양 수시로 뜨고 내리는 기러기, 룬, 각종 대형 철새들의 자태는 정적이고 평화롭기만한 호수의 분위기에 삶의 치열한 생동감을 문득 문득 불어 넣어 주기도 했다. 좌간 난 장화 신은 고양이의 애처로운 눈망울을 호수 용왕님께 흘려 보내기라도 했어야 했다. 용왕님 저에요.. 한마리만  ㅎ 사실은 난 낚시는 핑계고 스릴 넘치는 소설 읽으려 여길 오는데 책을 놔두고 오다니 ㅠㅠ.

이 정도 풍광에 덥지도 서늘하지도 않은 날씨라면 호수 주변엔 진지한 화가들이 이곳 저곳 이젤들을 펼쳐놓고 그림에 열중해야 하건만 오늘도 인간은 나밖에 없었고 이따금 경치를 보러 오는 방문객들의 차소리만 조용히 들렸을 뿐이다.

제 2의 조국 캐나다를 난 넘 사랑해..

깜박 깜박.. 숏텀 메모리의 비활성화 빈도수가 잦아 들면서 우리의 인생은 깊어만 간다. 낚시하랴 책 읽으랴, 곰 보고 즐거워 하는 동안 벌써 7월이 사라졌다.

지금 내가 사는 rural canada의 사계절은 모두 너무 평화롭고 감사하다. 겨울이 무지 길긴 하지만 여름 역시 맹렬하다. 해가 갈수록  이 서로 다른 계절들의 색과 향기들이 내 목에, 내 가슴에 보석처럼 주렁 주렁 열린다.

데울 음식이 없는 바베큐 데크의 장작불은 소박하고 다정스럽다.


Stay dry folks!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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