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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r 30. 2019

빛 바랜 무스 뿔

Life@the Prairie

오늘은 사격 연습을 나갔다가 내 전용 사격장 진입로에 아직도 많은 눈이 쌓여 있어 돌아 나올수 밖에 없었다. 근처 Donni 할배 집에 갔더니 출타 중이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Wayne의 농장에 들렀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사월 부터 부과되는 5%의 탄소세 땜에 오르는 물가 관련 이야기, 자식들 이야기 등등으로 한참을 수다를 떨다 일어섰는데 앞마당 주차장으로 나오다 웨인이 갑자기 뭘 보여 줄께 있다며 날 자신의 작업실로 데려갔다. 4,5 평 이층 구조로 된  garage 엔 웨인의 각종 장남감들이 많았고 심지어 작년 가을에 웨인의 농장으로 제발로 걸어 들어온 청둥오리 한쌍도 왝왝거리며 겨울을 나고 있었다. 한켠에 놓여진 스노우 모빌은 007 시리즈의 고전 중에 숀 코너리가 탔을 법한 붉은색의 70마력 짜리 빈티지 머신이었는데 아직도 쌩쌩 잘 달린단다. 그리고 중앙엔 막 만들어져 흰색과 핑크색이 칠해진 미니 목재 건물이 놓여 있었은데 그것이 웨인이 내게 자랑하려던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이제 두살 생일을 맞는 웨인의 손녀를 위해 그가 직접 설계를 하고 나무를 재단하고 지붕을 위한 shingle tile 까지 하나 하나 얹어 완성한 미니 건축물이었던 것이다. 나무집의 내부는 손녀와 함께 웨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들어갈 정도로 넓었고 아이의 책상과 테이블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집의 주소는 손녀의 나이인 2 였다. 웨인은 이 선물을 트레일러에 달아 아들 내외의 집으로 직접 가져다 놓을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할배 인지.

손녀를 위해 만든 선물을 감탄하며 보다 내 눈에 띈 것들이 있었으니 그건 웨인이 사냥을 해서 잡은 각종 사슴들의 뿔들 이었다. 거대한 무스의 부채 같은 뿔도 있었는데 내가 감탄을 하자 웨인은 원하면 선물로 주겠다 했고 그래서 난 Moose, Mull deer, 그리고 Whitetail deer 두개등의 네개의 사슴 뿔을 선물로 받았다.

세개의 사슴 뿔들은 내 호텔 샵 진열장에 바로 올려 전시를 했다.

농장 마당에서 수년간 햇살 아래 놓여 하얗게 탈색된 무스 뿔은 원래의 갈색 톤으로 되돌리기로 해서 구글링을 했더니 마침 딱 내가 선호하는 organic한 방식이 있었다. 보통은 목재에 사용하는 유기성 stain을 사용하지만 그 도료라 불리는 모든  chemical의 독성은 익히 알려진 바다. 비록 Non-toxic 이라 쓰여 졌지만 toxic하지 않은 paint는 없다.

어느나라의(Her English sounds like a Canadian) 유튜버에 의해 올려진 것은 커피와 홍차 티백으로 물을 우려내 뿔에 바르는 방법이었다!!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 여자 친구들이 봉숭아를 찌어 손톱을 물들이듯.

그래서 지금 이 멋진 뿔은 제색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커피 원두를 갈아 우렸더니 좀 묽어서 카페인 프리 Sanka 인스턴트를 진하게 탔더니 색이 아주 적당하다.

뿔의 texture 도 그 패턴이 나오기 시작했다. 몇번만 더 바르면 커피 물들이기 작업 끝.

그래서 이렇게 제 색을 찾았다. 보기에 참 좋았다.

그리고선 내 Bar에 걸려 있는 버팔로 skull과 함께 벽에 걸릴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무스 뿔은 이렇게 걸렸다. 사실은 거꾸러 걸려 있었는데 마침 이걸 선물한 웨인이 왔길래 보여 줬더니 아래위가 바꼈다. 바로 제대로 걸었다. 에고 내 체면.


See ya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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