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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허버트의 『듄 5: 듄의 이단자들』을 읽고

무앗딥 오천년후, 신황제 천오백년후, 결국 또 모래벌레

『듄 1』 리뷰

『듄 2: 듄의 메시아』 리뷰

『듄 3: 듄의 아이들』 리뷰

『듄 4: 듄의 신황제』 리뷰

『듄 5: 듄의 이단자들』 줄거리

괴물딱지이자 듄의 신황제 레토 2세가 죽고 또다시 1,500년이 흘렀다. (레토 2세 지배 3,500년 포함하면 오천 년인데, 현실 역사로 따지면 거의 고대 이집트 부터 현재까지 수준 아니냐) 카페 베네 게세리트는 여전히 맨날 하던 대로 음모를 꾸미는 집단이다.(도합 오천 년동안 참 일관적이고 부지런하다)  아트레이데스의 피가 흐르는 노인네 마일즈 테그와 다르위 오드레이드가 있다. 던컨 아이다호는 불쌍하게도 또 부활해 처음부터 레벨업을 해야 한다.(다행히도 인생 다회차 레벨 부스트업 특전을 누린다. 과거의 기억을 회복함.) (아)라키스에 살던 시이나라는 소녀는 아트레이데스의 피가 흐르는지 몰라도 모래벌레를 조종할 수 있다. 레토 2세의 폭정 때문에 떠났던 베네 게세리트의 분파가 '명예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데, 이들이 이번편의 빌런이다. 여전히 스파이스는 중요하며,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모래벌레도 중요하고, 모래벌레가 살고 있는, 다시 또 사막으로 돌아간 (아)라키스 행성도 중요하다. 명예의 어머니는 (아)라키스를 뿌신다. 베네 게세리트의 다르위 오드레이드는 던컨과 시이나, 그리고 시이나가 조종한 모래벌레 단 한 마리를 우주선에 태우고, '참사회'라는 이름의 베네 게세리트 행성으로 피신한다. 끝~




아래 모든 내용들은 내가 네 달 동안 읽고 나서 "내가 도대체 네 달 동안 뭘 읽은 거지?"(ㅋㅋㅋ)하는 궁금증에 듄 위키피디아를 찾아본 것임을 밝힌다.


Heretics of Dune - Frank Herbert

"폭군" 레토 2세 사후, 살기 힘들었던 수조(?!) 명의 사람들이 구제국 사람들이 우주 구석구석으로 이주를 하는데 이를 "대이동(The Scattering)"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뭐 다들 굶어죽고 살기 힘든 시기였다고 하는데, 이것조차 레토 2세의 살아생전 "황금의 길(The Golden Path)"를 위한 포석이라고 한다. 여튼 이 대이동을 통해 이 책의 빌런인 '명예의 어머니들'이 출현했다고 하는데, 다들 굶어죽고 쌈박질하고 앉았는데 황금의 길이 당췌 뭔 대단하고 홍익인간스러운 계획이라고 이렇게까지 될 것인지를 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꼭 가야 하는 개똥같은 길인지는 아마도 듄 6권까지 읽어봐야 나올 것 같다.


그리고 웃긴 작명으로 '비우주선'과 '비공간'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책의 그 불친절함의 끝판왕적인 특성상 먼저 알아두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번역어들의 원 단어는 'no-ship'과 'no-space'로, '비'는 한자 非(아닐 비)이다. 非-우주선, 非-공간이라고 해서 우주선이 아니다, 공간이 아니다라는 얘기는 아니고, 우주선이긴 우주선인데, 공간이긴 공간인데 그 안에 들어가면 예지력을 지닌 자도 추적할 수 없는 곳임을 뜻한다. 근데...작중에 오천 년이나 소중하게 지켜져 온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그 특수한 예지력 말고 또 누가 예지력을 가지고 있지? 심지어 중반까지도 아트레이데스 후손 주인공 마일즈 테그도 예지력 각성을 안했는데. (그 스파이스 먹고 나오는 예지력 말하는 건가?) 심지어 결말에선 마일즈 테그가 예지력을 가지게 되어 비우주선을 '볼 수' 있다고 나오는데. 뭐야, 유일하게 예지력을 가지게 된 사람이 있는데, 예지력을 가진 이후엔 예지력을 막기 위해 만든 장치를 그가 볼 수 있게 된다고? (모르겠다 이 세계관...)


시이나 또한 아트레이데스 혈통이므로 (아니 그놈의 혈통 찐하기도 해라. 1500년 전 혈통이 아직까지 지켜지는 거면, 신라시대 진골 혈통이 현대까지 지켜진다는 거랑 같은 얘긴디...) 4권의 '시오나' 아트레이데스처럼 시이나 또한 예지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근데 우리 불쌍한 던컨 아이다호는 아트레이데스가 아니므로, 그는 결말에서는 비우주선에 가둬지게 된다. 다르위가 말하길, 던컨은 살아서는 절대로 이 우주선에서 도망칠 수 없다. 그리고 교배당할 예정. (던컨: 죽여줘...)


결국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아무래도 이거 같다. (추정하는 중 ㅋㅋㅋ)

예지력으로 우주의 가장 좋은 길을 예지해 준 폭군이 있었다. 그가 막 폭압정치를 펼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다 우리들 잘 되라고 하는 거야." 심지어 그가 죽은 후에도 우주의 운명은 그의 예지 대로 흘러 간다. 그 와중에 수조 명이 고통받고 죽는다.

우주의 운명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여기까지, 출판사 협찬 콘텐츠 외에는 한글로 작성된 어떤 후기도, 감상평도 없던 "후기의 사막" 『듄 5: 듄의 이단자들』을 뒤로 하고, 나는 이제 『듄 시리즈』를 구매한 모든 사람들의 서재에 '단지 존재하기만 하고 한 번도 꺼내본 적이 없을 책'일 『듄 6: 듄의 신전』을 향한다.


그곳에는 '황금의 길' 떡밥 회수가 있길 바라며.


『듄 6: 듄의 신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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