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처음엔 그저 나를 위한 운동이었다. 병을 이겨내고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필드에 서서 스윙을 하고, 공을 쫓아가며 몸을 움직이는 시간에 만족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필드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매 라운딩은 그저 공을 치는 것 이상의 순간이 되었다.
골프를 하다 보면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찾아온다. 내 예상대로 샷이 날아가는 순간보다 벙커에 빠지거나 해저드에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골프장 설계자들이 사람 심리를 제법 많이 연구한 듯하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 작은 불만이 속삭이기도 하고, 왜 이렇게 됐을까 하며 의문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런 돌발 상황들이 골프와 인생을 진정 즐길 수 있게 해 주었다.
벙커에 빠져도 괜찮다. 힘들게 공을 쳐내는 동안 나는 웃고, 옆에 있는 친구들의 격려와 농담 속에서 위로를 얻는다. 필드 위에서의 크고 작은 실수는 필드 위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수가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때마다 ‘굴러가면 어디든 닿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내게 골프가 가르쳐 준 진짜 교훈이었다.
이 이야기는 골프 라운딩에서,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걸어온 동반자들과의 시간 속에서 얻은 인생의 작은 지혜를 담아보려 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되고, 이미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벙커에 빠진 공을 힘겹게 꺼내야 했던 그때처럼, 지금 내 삶의 여정도 무언가를 넘고 있다면, 이 이야기가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