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곤두서 있을 때는

by 내꿈은해녀

온몸이 곤두서 있을 때는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대신 번호누르기를 기다리는 저 사람도 얄밉고

놀러 가 신나 있는 친구도 얄밉고

연락을 안 한다고 타박하는 엄마도 밉고

퉁명스럽게 커피를 건네는 저 직원도 짜증이 난다.


주변의 모든 것이 날카롭게 나를 향해 있다.

주변의 살아있는 사람이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

아무런 자극 없이 조용한 곳을 찾아

가만히 앉아 있으면


차가운 바람이 내 뺨을 어루만져주고

온기 있는 햇빛이 내 손을 잡아주고

마른 잎사귀들이 살짝 몸을 흔들며 괜찮다 해준다.

아무 소리 없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준다.


나의 맨살을 뚫고 아프게 돋아난 가시들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가지고

그렇게 지나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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