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 봐
이것저것 뒤범벅이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노래를 떠올리게 했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아무리 흥행해도 클립으로만
그마저도 제일 높은 조회수의 영상 몇 개만 지나가듯 보고 말곤 했는데
이 드라마는 역사가 스포라는 사극, 그 스포 덕분에 끌리기 시작했다.
끝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
공통점이라곤 나도 그들도 사람이다 정도밖에 없는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했던 것인지 그들의 모든 순간순간을 다 지켜봐 주고 싶어졌다.
삶과 사람과 사랑의 글자가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끝이 있어 부질없이 느껴지다가도 끝이 있어서 더 절절해지는 그 마음.
그럼에도 지속되는 것, 남기는 것, 이어지는 것.
삶도 사람도 사랑도.
유한함과 무한함을 떼어놓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할머니는 손편지까지 써서 감상문을 보내셨다고 했다.
나도 훨씬 더 나이가 들은 후에 한번 더 보고 싶은 드라마였다.
그때의 나는 삶과 사람과 사랑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