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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Oct 11. 2023

Dear, 마이 남친들


에 대한 얘기까지 풀어놓게 될 줄이야. 

이게 다 글을 쓰게 되면서 생긴 일이다. 




남친은 디한 남자였다.

함께 다니면 남친에게 쏠리는 시 느껴질 정도니까. 사실...  이 남자는 내가 먼저 사귀자고 했다. 그는 나보다 머리 하나 더 큰 키.

너무 마르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체형. 

 상형이었다.


먼저  만나자고 한 것도 좀 그랬는데,

사귀기까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냐면,

 그에게  . 차이기까지 했으니까.


특기가 끈기였던 나는 연예에서 그 기량을 십분 발휘했다. 일명 도끼 작전. 열 번만 찍어는 마음이었다.


다행인 건지 그는 정확히 일곱 번 만에 케이를 했다.


그땐 주책맞게 이 찢어져라 웃으며 좋아했다.

그리고 세상은 온통 벚꽃 잎이 흩날렸다.


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힙하다는 건 다 해보는 성격이었다. 데이트 소는 듣도 보도 못한  핫플이 되곤 했다.




그러던 중 정이 뚝 떨어지는 일이 생겼다.


우연히 그의 전화 통화 소리를 게 되였다.

구랑 통화 중인 건지 주변 여사친들 칭 열을 올리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그날따라 그 소리가 마음을 후벼 팠다. 


일 년이 다 지나도록 라면 당연 오고 가는 달달한 멘트 하나 없던 우리였다. 심지어 나에게 칭찬은커녕 지적질이 남무 했었다. 옷은 이렇게 입으면 좋겠다는 둥, 눈썹은 좀 옅게 그렸으면 좋겠다는 둥, 살을  빼면 어떠냐는 등등.


그 앞에 서면 당당하던 나도 어느새 '미운 오리 새끼'가  했다.




그 찰나, 절친이 친구 한 명을 소개해 줬다.


그는 전남친과는 완벽히 다른 스타일.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재하 같은 남자였다.  자연스레 뒤로 넘긴 머리칼, 편안해 보이는 면바지에 툭 걸친 남방. 그가 즐겨 신었던 스니커즈에서는 자유분 느껴졌다.


우리는 순댓국 한 그릇에도 좋았다. 떡볶이 한 접시에 튀김과 어묵이라도 추가하는 날이면, 이런 게 행복이지 하곤 했다.


공원에 돗자리 깔고 초록멍 하기를 좋아했다.

스탬프 찍듯 서울에 있는 공원을 하나씩 찾아다녔다. 수목원과 식물원도 섭렵했다. 혹여 카페를 가더라도 플랜테리아 카페를 선호했다. 구남친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달라도 너무 다른 데이트 코스였다.


그와 함께 있으면 그냥 편했다. 애써 나를 꾸미려 하지 않았다. 트렌드에 뒤쳐질까 조바심 내지도 않았다.

그냥 나로서 내가 좋았다.


어느새 저울의 무게는 그에게로 기울었다. 


그는 구남친과는 달리,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공감해 주는 남자였다. 한 얘기도 모두 기억하는 세심한 성격의 소유자. 작은 일에도 엄지 손가락 두 개를 추켜올려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남자였다.


구 남친은 한 번도 해주지 않던 그 칭찬을 말이다.


시간이 흘러 츤데레 같은 현남친에게도 익숙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다시 나쁜 남자를 ,

우리 인연은 그렇게 결말을 맺었다.



물론 나는 지금의 남편 홍태 씨를 만나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수요일마다 글 한편씩 발행하는 작가놀이를 하면서 말이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니 갈대갈대한 마음에 전 남친들을 다 꺼내 보았다. 아이쿠!







브런치는 저에게 일곱 번째 합격의 기쁨을 안겨줬어요.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세련된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 티끌 같은 존재였지.

들러리 같은  이랄까요?


그때 글쓰기 친구로부터  

'그로로'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소개받았어요.


브런치에서는 의 일 년 동안 에디터 픽은 고사하고,

인기글에 두어 번 정도 오른 것이 다인데.


그로로에서세 달이 되어가는 시점.

공감과 에디터 픽으로 이쁨을 받고 있지요.


용돈도 쥐어 주는 그로로에 마음이 가긴 하지만

글쓰기  발을 디딘  브런치를  버리지 못하고

발 하나 걸쳐 니다.



이번 글은

글쓰기 플랫폼계 샤넬 브런치 vs. 식물 사랑 그로로를 구남친과 현남친에 빗대어 써봤습니다.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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