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원망하진 말자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싶어서 오랜만에 아쉬탕가 시퀀스를 하프 프라이머리로 했다. 태양 경배로 시작해서 차분히 따라갔다. 중간에 순서가 약간 헷갈리기 때문에 영상을 보며 구령에 맞춰서 했다.
스탠딩 자세가 끝나고 앉아서 하는 자세가 시작되면 긴장이 된다. 자세와 자세 사이에 차투랑가와 다운독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다. 오늘은 그것보다도 차투랑가에서 업독, 업독에서 다운독으로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너무 아팠다.
결국 비틀기 자세쯤 가서는 중간에 하는 차투랑가~업독~다운독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 서기쯤 가면 차크라도 해야 하는데 허리가 아파서 역시 구르지를 못했다. 순간 내 몸에 짜증이 나서 주먹으로 허리를 팡팡 때렸다.
그러자 약간 화가 나서 더 이어 나가기 힘들어 영상은 계속 흘러갔지만 난 매트 위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영상이 끝나갈 쯤엔 부장가사나를 잠시 했다. 그러다가 사바사나가 시작되면서 나도 다시 누웠다.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지금 요가를 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전문가로서 누구를 가르치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단순히 기분 좋게 땀 흘리며 운동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내 몸이, 내 허리가 아파 시퀀스를 다 따라가지 못했다고 내 몸에 짜증을 냈다.
그냥 좀 대충 하자. 이런 건 대충 해도 된다. 아쉬탕가는 규율이 중요한 요가라고는 하지만, 그건 전문가들 얘기고, 나에겐 그 정도까지는 필요하지도 않지 않나... 따라가지 못하면 못하는 대로 되는 곳까지 열심히, 정해진 것을 다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지만 열심히 하면 그걸로 되는 건데, 괜한 집착에 운동마저 일처럼 느껴버렸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오늘은 아무래도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