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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코치 Nov 19. 2020

앞가림 못하는 후배를 대하는 방법

진흙탕에 빠지지 말자


 후배나 부서원이 늘어나게 되면 기대치를 넘어서는 훌륭한 이들이 있는 반면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잘하는 이들을 대할 때 보다 잘하지 못하는 이들을 대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제가 생기고 상황이 꼬이는 곳은 그 지점이기 때문이다


 잘하지 못하는 후배나 부서원을 대함에 있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나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의 목표도 좋고, 팀의 성과도 좋지만, 그동안 노력해 쌓아 온 경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험을 피해야 한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내’가 그들로 인해 위기에 처할 수 있기에, 나를 보호하는 방법부터 익혀야 한다. 후배나 부서원들의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 그들과 함께 매몰되는 동료들을 보며 안타까웠다. 나를 지키고 조직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대처법을 알아보자.


 첫째,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나 욕설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이 있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명확히 인식시켜 주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그에 따른 평가를 하면 된다. 안 되는 것을 욕하고 압박해서 되게 만들 수 없다. 심지어 상대가 먼저 폭력과 욕을 사용하더라도 맞대응하지 않아야 한다. ‘쟤가 먼저 때렸어요’는 초등학생 때 나 통하는 변명이다. 잃을 것이 없거나 적은 사람은 행동에 거침이 없을 수 있다.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한 하사가 욕을 하며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소령이 제지했더니, 하사가 손에 쥐고 있던 소주잔을 집어던졌고허공을 빠르게 비행하던 잔은 이내 소령의 이마를 강타했다. 참지 못한 소령이 뻗은 주먹에 하사는 안와(눈 주위뼈)가 골절되었고, 창창하던 소령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었다.


 나는 그 사건을 보고, ‘나라도 참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후배나 부서원이 어떤 짓을 하더라도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가끔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시뮬레이션도 해본다.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들었다고 생각되는가? 이보다 더 한 일도 많다. 시궁창에 같이 끌려들어 가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둘째, 정확하게 평가한다. 회사나 조직의 시스템은 잘 정비되어 있을 것이다. 잘못한 부분, 부족한 부분, 문제가 있는 부분은 지도를 하되,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경우 정확하게 평가해 처리해야 한다. 온정주의가 화를 키운다.


 중위 때 일이다. 중사가 출근하지 않았고, 부대원들이 인근 술집에서 술 취해 잠들어 있는 그를 데려왔다. 벌써 세 번째다. 그는 또 어머님 핑계를 댄다. 자신이 직장을 잃으면 홀어머니를 모실 수 없다는 개인사를 앞세워 그렇게 또 어물쩍 넘어갔다. 대위가 되어 그가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 크게 다쳤고, 현역복무부적합으로 전역 조치되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미 한참 전에 도태되었어야 할 인원이었다.


 능력이 없거나 나태한 사람이 적합한 평가를 받지 않고 승진하여, 권한과 영향력을 가지면 조직의 성과가 떨어진다. 하급자가 잘못하면 작은 문제가 생기지만, 상급자가 잘못하면 조직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능력과 인성을 갖춘 사람이 승진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셋째, 항상 녹음, 녹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근래 기업 회장이나 가족들이 녹음과 녹화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남의 일 같이 느껴지는가? 요즘 상사나 동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녹음, 녹화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 화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도발하기도 한다.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면 내가 더 조심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의 언행이 항상 기록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 소지를 줄일 수 있다.


어느 선배가 말했다.

참고 인내하는 것도 상급자의 급여에 포함되어 있다

 자기 몫을 못하는 후배나 부서원이 있는가?


 그가 만든 진흙탕에 같이 빠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자.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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