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슬아 Dec 23. 2023

우니히피리

차 한잔 하실라우

다양한 취미가 있는 나는 그래서 건강한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우니히피리'라고 하는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내면아이'를 아는가? 그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하나 둘 들어줄 때마다 살아나는 잠재의식 같은 것이다.

패브릭 무늬가 복잡하다는 엄마 옆에서 신난 소꿉놀이 팽주

나의 우니히피리(내면아이)는 아마도 개구장이인 듯하다. 저렇게 독특한 핑크색 무가 그려진 패브릭은 너무 귀여워서 이럴 때 쓰기도 한다. 나는 영감이 떠오르면 그대로 행동하려고 한다. 우니히피리가 깊은 잠재의식 속에서 던지는 힌트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가끔 무언가 하고 싶다던지, 갑자기 답답하여 밖으로 나가고 싶다라든지 이런 '느낌들'이 있지 않은가? 그것은 우니히피리(잠재의식)가 자기 자신에게 주는 행동지령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우니히피리에 대한 이해도와 만나있다. 나의 우니히피리는 차를 소꿉놀이처럼 차려서 마시기를 좋아한다. 장난미 가득한 나는 이것저것 실험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차차에 대해 깊은 앎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자연스럽게 만났다. 종종 다도를 배우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핵심을 가르쳐주시던 어머니의 뜻처럼 차를 마시는 고요하고 맑은 행위 자체에 집중하며 마시려 하였다. 하지만, 나는 좀 더 재밌게 다가가고 싶었다. 찻자리의 어떤 룰보다는 나만의 찻자리 소꿉놀이를 하며 좀 더 엉뚱하게 놀고 싶었다. 차를 무겁게 대하기보다는 재밌는 경험의 산물로 여러 가지 차를 통해서 상대방과 놀이를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듯 팽주(차를 우려내어주는 사람)가 따로 있기보다는 서로 걸출하게 나누어 달여 마시는 건 떤한가. 차를 잘 우려보지 않은 친구에게도 차를 내릴 경험을 선물하면 좋지 아니한가.

말차를 마시며 명상하기
다완을 바라보며 명상 끝내기

나는 그렇게 당신과 만나고 싶다. 이야기꾸러미를 잔뜩 들고 소꿉놀이처럼 롤플레잉을 하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상담가가 되어 서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놀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들어주기만 해도 우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들이 스스로에게 다 있다고. 단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아마도 나의 우니히피리도 그런 대상을 찾는 것 같다.  대상이 없을 때에는 자기가 이런 글쓰기를 통하여 자기(우니히피리)를 듣는 것이다. 쓴다는 것은 듣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군가 한 마디 조언을 내뱉는 것보다는 공감하는 표정이  와닿는 것처럼 우리도 자신에게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일단 해보는 건 어떤가. 오늘의 우니히피리는 말차놀이를 하자고 한다. 일본에서는 말차를 마실 때 후루룩- 츠읍- 맛있게 먹는 소리를 부산스럽게 내기도 하는데 그것은 먹을 때 맛있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마신 뒤에 다완(말차를 마시는 밥그릇 같은 차도구)을 이리저리 살피며 예술작품을 대하듯 보면서 명상을 즐긴다고 하여 나도 그렇게 매번 놀이하고 있다. 이 책을 보는 당신에게도 전해본다. 말차와 다완 그리고  차선(말차를 잘 풀리도록 휘저어 차를 만드는 도구)을 사서 한번 혼자 놀이를 해보라고. 혼자 놀이를 할 때를 대비해 안내를 드린다. 격불(말차를 휘저어 먹기 좋게 풀어내는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격불을 할 때에는 다완에 말차(거름망에 걸러서 가루가 뭉치지 않게 하면 좋다.)를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넣고는 다완의 3분 1 정도의 끓는 물을 부어서 차선을 다완의 위아래 (자기로부터 바깥에서 가슴 쪽으로) 방향으로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에서 흔들어 거품을 내면 된다. 큰 거품을 쪼개며 정리하면 끝이다. 잘된 격불의 말차는 달표면 같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얼마나 멋진가. 달표면이라니... 우리 어차피 혼자 한 세상 살아야 하는데 이것저것 해보자! 뭐가 되었든 우니히피리가 원하는 것을 당신이 선뜻해보기를 가볍게 권장한다. 차를 접할 때 이런저런 다구들을 사서 정성껏 다도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역시 본질은 본질! 맛있는 차를 단순히 머그컵에 따라서 차의 향미만을 음미하는 것에 더 밀도를 더해도 좋을 것이다. 나도 혼자 마실 땐 그렇게 마시곤 한다. 머그컵에 찻잎만 걸러서 먹는 것. 하지만 놀고 싶은 날~ 아마 당신도 나처럼 귀여운 찻자리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나를 위한 질문

Q. 해보고 싶었던 일이나 하지 못한 일들에 있나요?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일들이 혹시 있을까요? 지금 바로 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이전 09화 일단 나부터 행복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