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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다시 시작하는 나를 위한 태도

모든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by 수요일

살아오며 수많은 시작과 끝을 경험했다.
어떤 것은 의지와 상관없이 마무리되었고,
어떤 것은 미련을 남긴 채 흘려보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건 단순하다.
끝은 끝이 아니라, 다른 시작의 문이라는 사실이다.


젊은 날에는 실패 앞에서 쉽게 무너졌다.
무언가를 그만두면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고,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처럼 절망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알게 되었다.
삶은 언제든, 어떤 자리에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작은 습관 하나를 다시 세우는 것도 시작이고,
놓아버렸던 꿈을 조금씩 이어 붙이는 것도 시작이다.
심지어 그저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것조차
다시 시작하는 힘의 다른 이름이다.


물론, 시작은 언제나 두렵다.
새로운 길 앞에 서면, 마음은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품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완벽하게 준비된 시작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태도다.
한 발자국이라도 내딛는 순간, 시작은 이미 이루어진다.


20여년간의 직장생활을 졸업하고 나니
관계의 무게와 시간의 쓰임도 달라졌다.
성과와 네트워크에 얽매이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는 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혼자의 시간을 존중하면서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는 기꺼이 시간을 나눈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삶의 방식이다.


결국 인생은 숫자나 성과가 아닌,
어떤 순간을 누구와 나누었는가로 남는다.
혼자일 때의 고요와, 함께일 때의 웃음이
나의 삶을 천천히 완성해 간다.


나에게 ‘다시 시작한다’는 건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이다.

오늘이 바로 그 첫날이고,

지금 이 순간이 곧 다시 시작할 자리다.


흔들리더라도, 다시 일어서라.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걸어가라.
무겁게 가라앉는 날에도,
나 자신을 끝내 단단하게 믿어라.

모든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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