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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작가 Jan 21. 2020

IT 개발자의 영어 필살기

영어도 부위별로 씹어 먹을 때 그 맛이 배가된다

책 표지를 글이 둥둥 날라다니는 것으로 했다면 어땠을까? 표현이 어려웠을까?


나는 다소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우선 공대 출신이다. 그것도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했다. 그 이후 IT 컨설팅이 아닌 경영 컨설팅 회사를 다녔다.

요즘이야 공대에서 컨설팅 회사에 취업하는 비중이 많이 늘었지만, 내가 처음 취업 할 때만 해도 컴퓨터 공학 전공자는 컨설팅 업계에 취업해도 IT 컨설팅 업계에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자신의 지식을 살릴 수 있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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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이나 어학 연수 경험이 전무한 나는 별도 영어 과외를 받아본 적도 없고, 고등학교 시절문법 학원을 다닌게 전부였다. 대학에 와서도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도 일체 간 적이 없었다.

그러던 사람이 경영 컨설팅사에 입사했다. 무슨일이 펼쳐졌을지 짐작이 되는가?

전략적 사고나 장표를 그리는 일도 만만하지 않았지만 주니어 컨설턴트이던 내게 가장 큰 고민은 영어였다. 

함께 입사했던 친구들 중 외국에서 대학을 나오거나 교포인 친구들과 대비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폭이 좁았다. 대면 회화나 전화 영어에도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고, 이메일 하나를 받더라도 혹시나 내가 뜻을 잘못 전달하게 될까 사전을 펴고 끙끙대며 뜻을 찾았다. 그리고 답을 해야 하는데 매끄럽게 문장을 쓰는 일이 어려워 시간을 잔뜩 썼다. 당연히 분석하고 결과를 내어 놓아야 하는 본연의 업무에 시간을 쏟지 못했고, 그 결과 인사 평과에서 나쁜 평가를 받는 일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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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영어는 하나의 '기능'이다. 그러나 그 기능이 필요한 곳에서 일하면 그 기능은 '능력'이 된다.

나는 영어라는 기능에 미숙했던 탓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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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시점에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다녔던 직장에서 주로 영어를 써야 하는 분야는 읽기와 쓰기였다. 아주 가끔 컨퍼런스 콜과, 대면으로 외국인을 마주한 채 일을 할 때도 있었지만 그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 상 대부분의 영어는 읽기 쓰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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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을 하는 동시에 영어 능력을 모두 개발하면 가장 좋겠지만, 나는 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읽기 쓰기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학습/ 연습했다. 결과적으로 그 회사를 퇴사할 즈음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는 정도, Document를 영어로 작성하는 정도까지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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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기를 먹을 때도 부위를 나누어 선호하는 부위를 먹듯, 영어도 크게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4대 영역이 있다. 이 책은 읽기와 쓰기에 집중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실제 IT 개발자도 초창기 나와 비슷하게 읽기 쓰기 업무가 영어를 활용하는 주 무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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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듣기까지 유창하게 다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회사 일을 하면서 동시에 높은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는게 그리 만만한게 아니다. 다행이도 개발자에게 있어 영어의 말하기와 듣기는 '기능'인 반면, 영어의 쓰기와 읽기는 '능력'이다. 따라서 우선적인 능력 신장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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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개발자의 영어 필살기' 는 우선적으로 여러분에게 내리는 긴급 처방 같은 책이다.

당장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 하는 안을 올렸는데 Reject(거절) 사유가 영어로 날아오면 해당 건에 대해 대응할 수 있게끔 해주는 책이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에겐 국문을 읽는 수준과 동일하게 읽힐 이런 이메일도, 초심자는 더욱 조심하기 마련이다. 내 실수로 일을 망칠까봐 두려운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사소하지만 당사자에겐 중대한 문제를 짚어주며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실제 개발 환경에서 필요할만한 단어나 예문을 정리해 둔 점도 재미있었다. 마치 토익 단어, 토플 단어를 모아서 외우듯 개발자들이 자주 쓰는 단어를 모아 둔 점도 신선했다. 어떻게 읽는지 궁금한 사람을 위해 구글 사이트에서 발음 듣는 법 같은 깨알 팁은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을 주었다.


내가 직접 케어 받고 있는 그런 느낌? 아마도 이 책을 학부생이던 시절 만날 수 있었다면 보다 수월하게 개발자의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 코딩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는 영어 실력이 모자랐던 나머지 코딩에 집중할 시간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한건 아니었을까.


이 책 한권으로 영어를 모두 씹어 먹을 수 있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이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읽기와 쓰기 능력이 엄청나게 향상된다는 과장도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적어도 모르면 시간이 한참 더 걸릴 일들을 미리미리 짚어줌으로써, 당신의 시간을 절약해준다.

원래는 바위가 가득한 자갈밭을 달려야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가 어느정도 길을 정리해 주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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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길을 직접 걷고 뛰어 목적지에 다다라야 하는건 여전히 당신이다.

하지만 당신이 영어 정복을 위해, 적어도 읽기와 쓰기 관련된 영어 정복을 위한 길을 조금은 더 수월하게 만들어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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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 내 주변엔 개발자의 길을 걷는 친구들이 많다.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아깝지 않을 친구들이 영어가 부족해서 더 큰 꿈을 꾸지 못하는 일을 볼 때 마다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권해볼까 한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이 만병 통치약은 아니더라도, 두려운 발걸음을 떼어내게 해 줄만한 멋진 스타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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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맥킨지 앤 컴퍼니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로 재직했다.

현재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짜고 있다.

저서로는 행동의 완결,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I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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