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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작가 Feb 23. 2020

혐오의 희열

왜 혐오는 옳지 않은 감정인가

https://bit.ly/2Vd7AM9

이는 비단 우리나라 사람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지만, 우리 사회엔 뿌리깊은 혐오와 조롱이 늘 존재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비난하며 얻을 수 있는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혐오는 또다른 혐오를 낳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이끄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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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비판과 혐오는 어떻게 다를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상대가 비판을 하고 싶은 것인지 혐오하고 있는 상태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1. 논리적 구조가 없거나 빈약하다

비판은 사안을 향하고 혐오는 대상을 향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혐오는 행동의 주체를 공격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논리적 구조가 아예 없거나 빈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 보자. 이 들이 혐오하는건 현재의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인데,


- 매일 2회 이상 정보 투명 공개

- 정책이 달라지거나 신규 정책이 있는 경우 1일 안에 공개

- 사건 발생 인지 즉시 매일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직접 지시

- 교민들에 대한 케어

- 역학 조사를 통한 격리 조치 등


이렇게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하고 있던 찰나 예측 불가했던 신천지 슈퍼전파자가 나타났고 확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상황에서 그냥 비난하면 안될거 같으니 그럴듯한 핑계를 찾아 헤매다 걸려든게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시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그 말을 떠들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입국 금지를 시키는게 답도 아니고, 오히려 중국에서 한국 입국을 자진 철회하고 있다하는 마당이다. 즉, 이미 현재 확진자 증가라는 상황과 그에 대한 Root cause는 완전히 다름에도 불과하고 정부를 비난하고 대통령을 비난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러니까 중국인 입국 안 막아서 이 사단이 난거잖아' 라고 말을 한다. 


'중국에서 발생-중국에서 한국인 입국-이로 인한 2차 감염-사보타주같은 전파자의 출현으로 인한 확산'


정말 확실한 해결책을 바랐다면 모든 하늘길 뱃길을 막고 북한처럼 국경을 폐쇄 했어야 한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한 국가가 그런 일을 하는게 무슨 일인지를 모르고 있는가.


즉, 논리가 없다. 자기들 끼리 중국발 비행기를 막아라, 중국인을 막아라 등등 용어 통일도 안되고 일단 중국혐오, 한국 정부 혐오, 대통령 혐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이 이 혐오를 통해서 얻을 건 감정의 카타르시스 밖에 없다. 


물론 비난받고 있는 또다른 존재가 있다. 초기에는 3번 확진/전파자, 지금은 31번 확진/전파자다. 

이에 대한 혐오는 그나마 직접적 근거가 있다. 그들이 여러 명에게 이 감염병을 퍼트린 주도자 이기 때문이다.

31번이 최초 감염자가 아니다 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2차 감염/ 3차 감염이었다 하더라도 몰상식한 행동 (서울과 대구 이동, 수천명 모이는 예배 참석, 폐렴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결혼식 참석)만 하지 않았다면 이지경에 이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이 역시도 지속되면 혐오가 맞다. 이는 특정 대상. 그러니까 31번이나 신천지를 비난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혐오론자들은 논리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논리라고 부르기 민망할만큼 빈약하다.

그들의 논리가 없다는 걸 확인해 보려면 '왜 그렇게 생각하냐' '그 말에 대한 근거는 뭐냐' '그 말이 사실기반이냐' 등의 질문만 반복해서 던져보자. 상대가 얼마나 빈약한 근거로 떠들었는지 알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든 전염병이 확산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약 이 전염병이 크게 확산된 곳이 대구가 아니라 광주나 전라도 쪽이었다면 혐오론자들의 비난 수위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태 초기에 1명 확진이 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하자 온갖 조롱을 퍼붓던 그들의 행태가 아직도 생생하기에.


2. 솔루션이 없다.

혐오론자는 어떤 일을 비난하는 사람과 동일한 특성을 지닌다. 바로 솔루션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어떤 일을 해보지도 않고 입으로만 떠드는건 참 쉽다. 사람의 능력은 유한하고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바다를 모두 끓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떤 일을 비판 하려면 적어도 그 비판한 일에 대해 더 나은 방안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게 없다. 그냥 욕만 한다. 


앞선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보자. 이미 '중국발 비행기를 막아라'는 솔루션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 글이 있으니 참고 하기 바란다. https://www.facebook.com/Plusclov/posts/2838218222923912


진정 사회를 낫게 만들려면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자기가 그럴 깜냥이 전혀 안되니 일단 욕만 하고 본다. 잘하던 사람도 사방에서 비난하면 위축된다. 그런데 그 비난에 근거도 솔루션도 없으면 그 비난과 혐오는 도대체 무슨 쓸모일까?


앞선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중국인 입국 금지나 신천지 다 죽어라 등은 혐오다. 그러나 이 일이 솔루션으로 발생하려면 이렇게 되어야 한다.


'신천지는 모여서 근거리 예배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하다. 따라서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를 통해 확진자를 가리고 최대한 빠른 격리 조치가 선행 되어야한다.'


이게 바로 솔루션이다. 그리고 이런 솔루션은 이미 정부가 진행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가 있다. 음압병실과 병상이 부족한 문제다. 이 역시 '이제 우리 다 죽었다' '정부는 뭐하는거냐' 같은 혐오론자의 이야기엔 솔루션이 없다. 그들에게 사비를 털어서 병실을 사서 제공하라는 것도 아니다. 이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현재, 임시방편이지만 '코호트 격리' 즉, 같은 병을 확진 받은 사람들을 공동 격리 시키는 차선책을 택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열심히 고민해서 솔루션을 만들고 그를 바쁘게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혐오론자들은 어떤가? 그저 물어 뜯고 욕하기에 바쁘다. 


3. 긍정적인 행동이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사회엔 혐오가 만연해 있다. 자신의 안전과 이익이 위협받는 일에 대하여 반대하는건 안타깝지만 이해는 간다. 사람은 본디 이익을 쫒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이런 혐오론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해치거나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을 것임에도 상대방의 행동을 무조건 깎아 내린다. 


가장 대표적인 일이 '아프리카에서 기아에 굶주리는 아이들을 돌보자' 라는 주제다.

이런 캠페인에 꼭 달리는 댓글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굶주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프리카를 돕냐'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 중 우리나라에서 굶주림을 해결하는데 단돈 천원이라도 보태는 사람이 있을까? 없다. 자신은 하지도 않으면서 일단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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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기부를 하면 액수가 적다고, 액수가 크면 그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모았을 것이라 의심하고 비난한다. 유기견 유기묘를 돌보자면 사람 먹을 것도 없다고, 기업이 하는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이런 부정적인 기운을 퍼트리면서 막상 당사자는 아무런 긍정적 행동에도 나서지 않는다. 


사회 총량에서 부정적인 말로 긍정적 활동을 위축 시키고, 자신은 아무런 긍정적 일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나. 긍정적인 활동이 위축되고 줄어들 뿐이다. 개인에게도 사회에게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을 순간적 희열을 느끼기 위해 아무렇지 않게 자행한다. 


혐오를 멈추어야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는 싸울 수 있어야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진정 필요한 일은 무조건적인 비난과 혐오가 아니라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선하고 단단한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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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빨리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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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현재 제일기획 디지털 미디어 전략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행동의 완결』(안나푸르나, 2019)과 에이콘출판사에서 펴낸 『퍼펙트 프리젠테이션』(2012),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2』(2017)가 있다. 『퍼펙트 프리젠테이션』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직원 프리젠테이션 교재 및 다수의 수도권 대학에서 프리젠테이션 주교재로 채택돼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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