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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작가 Feb 09. 2020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그 이후

총체적 위기가 야기하는 Paradigm sh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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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확산 일로로 걱정이 되지만, 이 전염병 역시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안정되리라 생각한다. 짧게는 1-2달 안에, 길게는 6개월 안에 사멸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가져올 사회상 변화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함께 알아보자.


1. 온라인, 모바일 쇼핑 비중의 급상승

이번 사태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기업은 e-commerce 기업이다. 배송량 폭증으로 정신없이 일해야 하는 일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e-commerce 주 소비층이 20-40대였다면, 마트에 가면 안된다는 불안함으로 50대 이상의 장년층도 모바일 쇼핑과 장보기, 인터넷 주문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꼭 직접 가서 물건을 골라야 했던 사람들도, 내가 직접 고르는 물건과 주문을 통해 받는 물건의 품질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당연히 모바일/ 인터넷 쇼핑을 선호하게 된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의 급격한 하락을 부추기는 강력한 계기로 작용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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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코 고급스러워진 입맛과 커진 소비, 그리고 편리함에서는 그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번 일은 모바일 커머스 업체의 커다란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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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인 위생에 대한 인식 대전환

공포로 교육하는 일만큼 최악의 교육법은 없다지만, 가끔은 이보다 확실한 교육법도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개인 위생에 대하여 안일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손씻기의 중요성이 상당히 개선되리라 생각하고, 기침을 할 때 손으로 막느냐 팔꿈치로 막느냐에 대한 인식 개선이 급격히 이루어 지는 일은 참 긍정적이다 (Note: 기침을 할 때는 팔꿈치 소매로 입을 가려야 비말(침과 콧물 입자)이 분사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손으로 입을 막으면 그 손으로 다른 일을 하기에 더욱 빨리 바이러스가 전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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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위생 교육과 위생 관념이 다소 올라가는 일은 환영할 일이다. 나는 아직도 공공 화장실에서 손을 안 씻고 나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돌려차기로 가격하는 상상을 매번 한다. 제발 손 좀 씻자. 그 더러운 손으로 나에게 악수하려고 하고, 연인의 볼을 만지고, 가족을 끌어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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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중 관계에 대한 대변화와 한류의 중국 상승세. 그리고 남북 관계의 변화

극히 일부의 국가는 도움을 받고도 나 몰라라 하는 배은망덕함을 모여주지만 (예: 동일본 대지진 때 우리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일본이 보인 행태) 중국은 그래도 감사를 할 줄 아는 나라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다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에서도 한국이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1순위로 꼽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잠시 소비가 주춤하겠지만, 중국 사람들은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한국의 소비재와 엔터테인먼트를 소비하는 양과 빈도가 급증하리라 예상된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중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을 더욱 가까운 나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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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지 한중 관계의 개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우호적으로 변화한 한중 관계를 기반으로 북미관계, 남북관계에서도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 이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다시 가속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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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진핑 체제의 균열 가능성

상당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이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어 사망자 1만 명 혹은 감염자 10만명이 넘어갈 때까지 막지 못한다면 시진핑 체제는 급격한 균열을 맞이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치사율을 고려해 보면 2% 초반대 이기 때문에 10만 명 감염 시 예상 사망자 수는 2000명 내외지만, 상징적인 숫자 (자릿수가 바뀌는) 일이 벌어질 경우 민심이 크게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 중국 내 다른 정치인의 이름은 생각도 나지 않게 만들고 1인 종신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시진핑의 향후 전략에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특히 최초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해 신고하였으나 유언비어를 퍼트렸다고 처벌당하고, 안전 장비 없이 진료를 하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리원량 씨의 사망 소식 역시 이런 기류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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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통제하고, 종사자들은 그 병에 걸리고,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중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도 아주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과거 MERS 사태 때. 과거 구제역 사태 때. 조류독감 사태 때. 방역하던 직원이 과로사하고, 유언비어와 괴담이라는 말을 써가며 정상적인 사실 전파를 막아섰던 정부. 지금 중국 정부의 대응이 우리나라의 전 정권과 매우 흡사하다. 이미 초기 대응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방역 체계가 성공적이라고 말하는 시진핑. 이 일은 최소 그의 종신 집권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고, 어쩌면 거대한 들불의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전 정부가 어떻게 되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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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Plan B 가능성 대두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제조업은 그 분야와 상관없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부 제조업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곧바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중장비, 반도체, 자동차 산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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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의 굴뚝이라는 말이 있듯, 글로벌 기업의 조립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도래하여 중국이 멈출 경우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경험했으므로, 재고관리와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연구해 두는 기업이 늘어나리라 생각한다. 이런 Plan B를 준비해놓는 대응을 Volatile SCM이라고 명한다. (일본의 수출입 규제 조치에 대응해서 우리나라가 불화수소를 진작 준비해 두었다면 그 일이 Volatile SCM의 성공적 예시가 되는 것이다.) 즉, 예측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Plan을 준비해 놓는 편이 평소 약간의 재고 관리 비용을 들이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이득이라는 개념이다. 당장 현대기아차 공장이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해 월요일부터 Shut down에 돌입한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공급 다변화를 위한 노력은 시작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사태가 진행되고 나면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제품 수급을 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하리라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끔찍한 일을 가지고 누군가는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마스크 값을 폭등시키고, 주목을 받고 싶어 스스로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라고 거짓말을 한다. 누구는 이걸 무조건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중국과의 분열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뿌리 깊이 가지고 있던 인종 차별의 핑계를 여기서 찾아 동양인 모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라며 빈정대는 일부 저열한 Racist들도 구더기처럼 기어 나오고 있다. 적어도 인류가 동시에 직면한 위기 앞에서, 순간의 이익은 잠시 접어둔 채 공동 대응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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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확진자,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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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 생활을 거쳐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담당했다. 현재 카카오에서 전사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는 『슈퍼업무력 ARTS』 (도서출판 이새, 2020) 『행동의 완결』(안나푸르나, 2019)과 에이콘출판사에서 펴낸 『퍼펙트 프리젠테이션』(2012),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2』(2017), 『퍼펙트 슬라이드 클리닉』(2020)이 있다. 『퍼펙트 프리젠테이션』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직원 프리젠테이션 교재 및 다수의 수도권 대학에서 프리젠테이션 주교재로 채택돼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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