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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 Jan 05. 2024

나의 모닝 리추얼

매일 아침,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은?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이나 의례를 '리추얼'이라고 한다.


나의 아침 리추얼은 심으뜸의 아침 스트레칭 10분을 하고 물을 마시고 책을 읽는 것이다.


2023년 하반기에 책과 관련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면서도 독서와 친하지 않았다. 쇼핑센터에 가는 날엔 무조건 서점에 들러 책을 구경하고 평소 도서관 가는 것도 좋아했지만, 스스로를 '책 읽는 사람'이라고 칭하기에는 올해 읽은 책이 너무 적었다.


도서관 대출 이력을 살펴보니 2023년 한 해 스무 권의 책을 빌렸는데 그중 끝까지 읽은 책은 한 권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번 도서관에 갈 때마다 욕심을 내서 책을 여러 권씩 빌렸다. 결과는 뻔했다. 나처럼 독서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은 사람에게 2주 동안 3-4권의 책을 읽기란 당연히 불가능이었다. 그래서 바꿔보기로 했다.


11월 21일,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이승희 작가의 <질문 있는 사람>을 구매했다. 2022년 여름에 <별게 다 영감>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다가 기간이 다 차서 중간까지밖에 못 읽고 반납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으로 이승희 작가를 알고 있었기에 신권이 나왔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나는 관성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어차피 1월부터 시작할 거 12월부터 미리 습관을 다져놔야 한다고 생각해서 늘 이루고 싶었던 '미라클 모닝'과 '독서'를 시작했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쳐내고, 점심 즈음에 동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처음 가본 카페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인지, 커피가 달달해 입맛에 맞아서인지, 내 책이니까 마음껏 밑줄을 그으며 읽는 게 재미있어서인지, 아침 일찍 일어난 나에게 뿌듯해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그 시간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후로 거의 매일 오후에 동네 카페 이곳저곳을 다니며 책을 읽었다. 카페에서의 경험을 몸이 기억하는 건지, '책 읽는 시간 = 기분 좋은 시간'이라는 게 몸에 새겨진 것 같았다. 흥미진진한 드라마 시리즈를 보다가 잠든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책을 찾게 되었다.


이승희 작가의 <질문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책을 사지 않고 또 도서관에서 빌렸다면, 처음 갔던 그 카페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책 읽는 습관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의지와 적당한 우연의 연속으로 책 읽기는 이제 '부담되는 숙제'가 아닌 '기대되는 여가'처럼 느껴진다.


12월 한 달 동안 2권의 책을 완독 했다. 이승희 작가의 <질문 있는 사람>과 이동수 작가의 <언젠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요즘은 이승희 작가의 <일놀놀일>을 읽고 있다.


오후 1시에 느지막이 일어나 일 년에 스무 권의 책을 대출하고 한 권 읽던 과거의 나는, 이제 아침 7시에 일어나 책을 편다. 책이 내 삶에 들어와서, 나만의 아침 리추얼이 생겨서 기쁘다.


#질문있는사람 #질문챌린지 #셀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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