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 Jan 08. 2024

대체될 수 없는 존재

나는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일까?


'필요하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다. ' 있어야 한다'라는 뜻 같다. '없으면 안 된다'라는 뜻도 된다.


질문과 반대로, 나는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할까? 또, 나에게 필요 없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에게 꼭 있어야 하는 사람과 없어도 되는 사람을 생각해 보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요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속성이다. 나는 지금 안경을 꼭 필요로 하지만, 라식을 하게 되면 안경은 더 이상 나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 그렇기에 '필요한 사람'을 정의 내릴 때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다음 달에는 필요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나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와 내 주위 사람의 필요성을 따져보고 싶다.


내가 필요한 사람대체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흔히 생각하는 비즈니스 관계 속 파트너의 필요성은 잘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직업'인 경우가 많다. 나에게 세무사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내가 필요한 건 세무사 홍길동이 아니라, 세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필요성은 대체될 수 없는 사람에 한해 따져봐야 할 것이다.


첫째로, 나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내 마음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이 있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내 마음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이 있다. 주로 가족이나 친구들이다.


아무리 바쁠 때도 마음 주주들한테 전화가 오면 무조건 받는다. 그리고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이야기를 듣는다. 내 마음의 일부를 차지하는 만큼, 그들의 존재는 곧 나의 존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나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마음 주주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내가 조건 없이 응원하고, 교류하고 싶고, 근황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다. 주로 동료나 일로 만난 사람들이다. 멀리는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더 이상 가수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대중 속으로 사라진다면, 나는 힘들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가 닿을 수 있는 곳에 언제나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마찬가지로, 나에게서 의미를 찾은 사람들일 것이다. 나에게 마음 한구석을 내어주고 나를 신경 쓰는 사람들. 지금 당장뿐 아니라 일 년 뒤에도 나를 찾고, 나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보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질문있는사람 #질문챌린지 #셀프인터뷰

이전 04화 행복의 조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