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유 준비 3일 차
곰돌이 단유법으로 단유 준비 중이다. 나는 아기 우는 걸 못 견뎌하는 편이라 이 기간이 얼마나 괴로울까 싶어,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생각보다 순조롭다.
그래도 13개월 기간 거의 내내 젖물잠을 했던 축복이기에, 젖물잠 끊는 첫날밤(모유수유 하루 1번 시작한 첫날)에는 쉽지는 않았다. 10번 이상 깨니 남편도 나도 정말 곤혹스러웠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걱정도 됐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둘째 날부터는 세 번 정도밖에 깨지 않았다. 그리고 셋째 날인 오늘은 두 번 정도밖에 깨지 않고 잘 잔다.
정말 더 놀라운 변화는 유아식에서 나타났다. 우리 축복이는 정말 정말 안 먹는 아기다. 한 입도 안 먹을 땐 정말 울고 싶다. 이 안 먹는 아기 엄마의 고충을 내 주변 일반 엄마들은 별로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라, 브런치에 구구절절 하소연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 축복이가 달라졌다.
단 3일 만에.
축복이의 아침, 점심이다. 물론 뭐 잘 먹는 다른 아기들에 비하면 너무 안 먹는다. 하지만 원래의 축복이와 비교한다면, 천지차이다. 계란도 잘 먹고, 사과도 들고 아작아작 씹어먹었다. 단호박치즈퓨레에 닭가슴살퓨레를 비벼준 건 아예 다 비웠다. (축복이가 그릇을 다 비운다는 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숟가락 거부가 너무 심해서 김에 싸서 주니 너무 맛있게 받아먹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당근, 애호박 스틱과 돌 전까지 좋아하던 밥전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좀 슬펐지만 음식을 먹은 총양으로 보면 많이 늘었다. 장족의 발전이었다.
고킬 축복이
축복이는 고구마를 좋아한다. 나는 그래서 축복이를 고킬이라고 부른다. 쌀밥은 절대 안 받아먹어도 고구마는 먹는다. 꼭 밥을 먹일 필요는 없다고 해서 깔끔하게 밥 주는 건 내려놓고 탄수환물 섭취는 거의 고구마로 하고 있다. 이렇게 먹어주는 거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전에 '한입도' 먹지 않는 상황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니까.
아기들은 적응이 빠르다는데, 정말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3일 만에 먹는 양이 제법 느니, 축복이를 안으면 왠지 모르게 묵직하게 느껴진다. 다른 엄마들은 아기가 너무 무거워졌다고 불평하던데 나는 속으로 참 배부른 불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축복이가 묵직하게 느껴진다니. 기분 탓일 수도 있겠으나 그 기분, 참 좋다.
단유 과정이 순조로워서 다행이다. 축복이가 어서 여러 음식들에 맛을 들려 엄마 젖 따위는(?) 완전히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유, 잘 끝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