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보다 나를 믿기로 했다
나는 지금 ‘초품아’ 환경, 즉 아이 학교와 집이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다.
교육 수준도 나쁘지 않고, 상권과 지하철역도 가까운 편이라 이사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래서 공부방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다른 지역은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은 있었다. 이미 학원가가 형성된 동네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는 점이 조금 두렵기도 했다.
‘누구 엄마’에서 ‘공부방 원장’으로 바뀌는 순간, 나와 아이의 관계에도 변화가 올까 걱정이 앞섰다.
학기 초, 용기 내어 전단지를 돌렸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첫째 친구들이 인사하며 전단지를 달라고 하기도 했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는 엄마들이 다가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하고 물을 때면 웃으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물론 그중엔 등록한 친구도 있었지만, 마음속 어색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첫째뿐 아니라 둘째까지 입학하면서, 내가 아는 엄마들과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
어느 날 친한 언니가 키즈카페에서 내 이야기를 들었다며 전해줬다.
“~엄마 공부방 차렸다며?” 그 이후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둘째 입학식 날, 첫째 교실 명단에서 체험 수업에 왔던 아이 이름을 발견했을 때,
‘이제 이렇게 얽히는 게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회에 왔던 한 엄마가 첫째 친구 엄마의 오랜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다시금 ‘여기는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구나’라는 걸 절감했다.
공개수업에서 설명회에 왔던 엄마의 시선이 내게 꽂혔을 때, 나는 긴장했다.
겉으로는 다 좋게 말해주는 것 같지만, 뒤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두려웠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장 보러 가고, 도서관에 가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일은 일상이다.
그때마다 ‘누가 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스친다.
설명회나 상담에 왔던 엄마를 마주치면 먼저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른 척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된다.
공부방을 연 지 5개월, 나는 깨달았다. 이제는 당당해져야 한다는 것을.
나는 내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다른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최고의 선생님이다.
두려움에 휘둘리기보다, 나와 교육의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 믿는다.
아이가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기보다, 공부방을 함으로써 얻는 장점을 크게 보려고 한다.
친구들이 자주 놀러 오고,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좋은 일이다.
엄마가 선생님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날이 더 많아질 테니까.